끓여도 남는 마이크로시스틴 WHO 기준치 최대 450배 검출
전문가 "농업용수로도 못 써" 다른 독성물질 농도도 짙어
정수 부산물 총트리할로메탄, 먹는 물 기준 소량 나오기도

지난 3일 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회는 낙동강 녹조 보도에 대해 "독자가 이해하기 어렵다"며 마이크로시스틴과 총트리할로메탄을 자세하게 알려달라는 제안을 했습니다. 녹조는 먹는 물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민감한 문제입니다. 마이크로시스틴과 총트리할로메탄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낙동강 녹조 문제는 강물을 가두는 보를 건설한 '4대 강 사업'이 완공된 지난 2012년부터 끊임없이 지적돼 왔다. 녹조 원인인 남조류 번성에는 수온, 먹이가 되는 영양염류(인·질소 등), 물 정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환경단체들은 수문을 완전히 개방해 물을 흐르게 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정체를 녹조 원인으로 인정하지 않다가 체류시간도 원인에 포함했다.

▲ 매년 여름철만 되면 녹조로 몸살을 앓는 낙동강. 지난해 8월 창원시 의창구 동읍 본포양수장과 본포교 부근 강물이 진한 녹색을 띠고 있다./경남도민일보 DB

◇마이크로시스틴 = 녹조는 강이나 호수에 남조류가 생기면서 짙은 녹색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환경부가 △수영 등 물놀이 자제 △물고기·조개류를 잡거나 먹지 말 것 △가축 근처에 가지 않게 관리 등을 녹조 발생 시 행동요령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2014년 정부는 조류경보를 발령하면서도 '어패류 식용자제'는 알리지 않다가 비판이 제기되자 포함했다.

환경부는 '사람이나 동물이 흡수하면 간세포나 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독성물질을 배출하는 마이크로시스티스, 아나베나, 오실라토리아, 아파니조메논 등을 유해 남조류로 지정·관리하고 있다.

대표적인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은 끓여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대한하천학회가 2015년 9·10월 낙동강 어류를 조사한 결과 강준치·숭어 내장, 농어 간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는데 WHO(세계보건기구) 기준치 최대 450배 이상 나오기도 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2013년 펴낸 '생물기원 독성 화학물질에 대한 생태위해성 평가연구'를 보면 마이크로시스틴은 생물체 내에 축적된다. 따라서 먹는 물뿐만 아니라 농업용수, 어·패류를 먹고사는 조류·포유류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김정욱 서울대(대한하천학회 명예회장) 명예교수는 "생명을 존중하는 나라에선 남조류 녹조가 번성한 물은 아예 상수원수로 부적합할뿐더러 농업용수로도 쓰지 못하게 한다. 물고기와 농작물에 마이크로시스틴이 축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총트리할로메탄 = 그러나 정부는 "녹조가 발생해도 고도정수처리를 거치면 안전한 수돗물을 마실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4대 강 사업 이후 일관된 입장이다.

강물은 '취수→염소→오존→혼화→응집→침전→염소→여과→오존→활성탄→염소' 과정을 거쳐 집으로 급수된다. 현재 낙동강물을 끌어 쓰는 창원(칠서·석동), 김해(명동·삼계), 양산(신도시·범어·웅상) 정수장 수질분석 결과 마이크로시스틴은 검출되지 않았다.

문제는 녹조나 유기물이 증가하면 정수약품도 많이 쓰게 되는데 이때 '총트리할로메탄'이라는 유해 정수 부산물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총트리할로메탄은 살균소독용으로 사용하는 염소와 유기물이 반응해 생성되는 4가지 화합물을 통칭하는 발암 물질이다. 현재 먹는 물 수질기준에서 총트리할로메탄은 0.1㎎/ℓ 이하여야 한다. 수돗물을 매일 하루 동안 2ℓ 마셨을 때 발암률이 10만분의 1 이하가 되도록 규제하는 것이다.

수질분석(올해 6월 기준) 결과를 보면 칠서 0.026㎎/ℓ, 석동 0.031㎎/ℓ, 명동·삼계 각 0.019㎎/ℓ, 신도시 0.044㎎/ℓ, 범어 0.039㎎/ℓ, 웅상 0.024㎎/ℓ 등으로 집계됐다. 기준치 이하지만 검출되고 있다.

4대 강 중 녹조가 심각한 낙동강에서 발암물질 농도가 짙게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환경부 정수 수질검사 결과(2011~2015년)를 보면 낙동강은 1.4다이옥산 농도(0.00068㎎/ℓ)가 한강보다 11.3배, 포름알데히드(0.00218㎎/ℓ)는 19.8배나 더 높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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