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한봉 시인 60여 편 엮어 <주남지의 새들> 출간

창원 배한봉(55) 시인이 12년 만에 시집을 냈다. <주남지의 새들>(천년의시작, 136쪽, 9000원)이다.

시인은 1998년 <현대시> 신인추천작품상으로 등단해 현대시작품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흑조(黑鳥)>, <우포늪 왁새>, <악기점>, <잠을 두드리는 물의 노래> 등의 시집을 냈다. 함안 출신의 시인은 창녕 우포늪에서 지내다 현재는 창원에 거주하며 시를 쓰고 있다. 서울 경희대 등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

우포늪에서 지내며 자연을 노래했던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는 주남저수지를 찾으며 느낀 감정을 시에 담았다.

이번 시집에는 김소월문학상 수상작인 '복사꽃 아래 천년'과 함께 주남저수지 풍경, 삶에 대한 성찰, 가족 등을 소재로 한 시 60여 편이 실렸다. 수련, 풀꽃, 강, 홍시, 산벚나무 등이 시에 등장한다.

배한봉 시인. /우귀화 기자

배 시인은 "긴 호흡으로 시집을 내고자 하다 보니 어느덧 시집을 낸 지 10년이 넘었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썼던 시 250여 편 가운데 60여 편을 골랐다. 인간 삶과 자연의 아름다운 조화, 생명력의 본질적 순수를 향한 도정에 내 시가 있기를 소망했다"고 설명했다.

닿을 수 없는 아름다움이 태어나는 곳, 자연과의 조화로움, 성숙과 천진함의 거리, 생명에 대한 존중의식 등을 탐구해 시집에 담고자 했다.

"해 지는 하늘에서 주남저수지로/새들이 빨려 들어오고 있다, 벌겋다, 한꺼번에 뚝뚝, 선지빛으로 떨어지는 하늘의 살점 같다//한바탕 소란스러운 저 장관/창원공단 퇴근길 같다//(중략)장엄하다, 이 절정의 파장/삶의 컴컴한 구덩이조차도 생명의 공명통으로 만들 줄 아는/저 순하고 아름다운 목숨들,/달리 비유할 것 없이 만다라의 꽃이다//저 꽃 만져보려고 이제는 아예 하늘이 첨벙 물속에 뛰어드는 저녁이다//"('주남지의 새들')

시인은 "한 편의 시가 내 이웃의 손을 잡아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시집이 보듬고 있는 사랑과 눈물, 햇볕과 바람이 한 사람이라도 따뜻하게 해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형권 문학평론가는 '생명의 그물로 건져 올린 우주의 문장들'이라는 이번 시집 해설 글에서 "이번 시집은 자연을 존중하고 그곳에 존재하는 생명들과 함께 살아온 배한봉 시인의 아름다운 생태 일기장이다"라고 평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