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일이다. 박종훈 교육감은 지난달 9일 산청교육지원청을 방문해 지역교육협의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이 지역 교육현안에 대해 질의하고 교육감에게 직접 답변을 듣는 토론회 시간을 교육청에서 50분으로 한정해 진행했다. 질의 시간은 3분, 교육감 답변도 3분이었다. 타이머까지 이용해 3분, 50분을 재다 보니 시간에 쫓겨 질의를 제대로 할 수도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바쁜 교육감 일정도 이해를 하지만 일선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이 너무 짧다, 깊이 있는 토론이 안 된다는 불만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더 앞선 일이다. 경남도가 소상공인 간담회를 열었지만 애초 참석하기로 했던 류순현 도지사 권한대행은 불참했다. 류 대행은 당일 아침에야 불참을 통보하며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방문한다는 진주로 향했다. 소상공인 홀대라는 비판이 나왔다. 내용도 아쉬웠다. 소상공인들에겐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11가지 의제에 대해 경남도와 창원시는 "검토(협의)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늘어놨다. 간담회를 '하기는 했다'는 생색내기 전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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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이다. 지난 7일 김해 신공항 건설 추진에 따른 '소음대책 마련 대토론회'가 처음으로 김해에서 열렸다. 민·관·정치권 등 200여 명이 참석한 토론회는 소음 대책에 소극적인 정부를 향한 성토의 장이 됐다. 정부 관계자 역시 "필요하면 검토(소통)하겠다"는 원칙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토론회, 간담회라고 하면 현안 당사자들은 제 목소리를 내고 심도 있는 토론으로 이어져 실질적인 해법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정작 돌아가는 길엔 '김 빠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언론에 보도된 현황과 선진 사례만 줄줄 늘어놓다 끝나는 토론회도 비일비재하다. 참으로 성의없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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