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탈송전탑 원정대'출범 주민·활동가 등으로 구성
3개월 동안 12개 도시 순회 '신고리 5·6호기 중단'요구

"밀양 할매 할배들과 신고리 5·6호기 백지화하고 탈핵 세상 나아갑시다."

밀양 초고압송전탑 반대주민들이 6일 울산시청에서 '탈핵탈송전탑 원정대' 출범 기자회견을 했다. 이날 회견에는 밀양 주민 50여 명과, 탈핵부산시민연대·탈핵울산공동행동·탈핵경남공동행동 활동가 20여 명이 참석했다.

밀양 주민들이 원정대를 꾸린 것은 정부가 3개월 동안 공론화를 거쳐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에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 존폐를 결정하겠다고 함에 따라 전국을 돌며 탈핵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서다.

주민들은 12년간 신고리원전에서 밀양을 거쳐 가는 765㎸ 송전선로 건설과 싸워온 핵발전소 피해 '당사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농사를 지어야 하고, 자식들에게 신세 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무언가 일을 해야 한다. 그러나 잠시 생업을 유보하더라도, 예정된 다리 수술을 미루더라도 이 천금 같은 시간의 승자가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 핵마피아들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원정을 출발한다"고 밝혔다.

밀양 초고압송전탑 반대주민들이 6일 울산시청에서 '탈핵탈송전탑 원정대'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밀양765㎸송전탑반대대책위

원정대는 석 달 동안 전국 12개 도시를 돌며 탈핵·탈송전탑 캠페인, 밀양 이야기를 전하며 '한수원과 핵마피아의 논리'에 맞설 계획이다. 특히 주민들은 "한수원의 거짓 약속과 기만적인 술책으로 고통을 겪는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에게 '신고리 핵발전소 피해자로서 함께 손잡고 탈핵하자'고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주민들은 울산시청 앞에서 1시간 동안 탈핵 캠페인도 했다. 밀양 상동면 여수마을에 사는 김영자(63) 씨는 "신고리 5·6호기 지어야 한다고 서명한 대학교수들, 너무 창피하다. 돈 때문에 저러는 것 우리도 다 알고 있다. 우리는 돈 필요 없다. 양심이 있어야 할 것 아니냐"며 최근 정부의 탈핵 정책에 반기를 든 교수들을 비판했다.

밀양765㎸송전탑반대대책위는 "신고리 5·6호기는 밀양의 운명과 직결돼 있다. 2025년까지 고리 2·3·4호기 노후 핵발전소가 폐쇄된다면 송전탑을 뽑아 낼 수 있다. 한국 에너지민주화의 가장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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