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마리 폐사 원인조사 중 당국 "녹조와 관계 없어”
환경단체 "4대강 사업으로 강 용존산소 고갈"

낙동강 하류에서 강준치가 떼죽음을 당해 환경당국이 원인조사를 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낙동강 창녕함안보 하류 8㎞ 구간 창원시 북면, 함안군 칠북면, 창녕군 부곡면 일대에서 20~30㎝ 크기 강준치 집단 폐사가 발생했다. 죽은 강준치는 2300여 마리에 이른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을 비롯한 환경당국은 사체 수거와 함께 대책회의를 열고 원인조사에 나섰다. 환경단체는 원인파악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위한 민관공동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낙동강청은 지난 2일 현장에서 1차 회의를 연 데 이어 3일 창녕함안보에서 2차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낙동강생물자원관·낙동강물환경연구소·환경공단과 창원시·함안군·창녕군, 마창진환경운동연합 등 민간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낙동강 창녕함안보 하류 8㎞ 구간에서 강준치 집단 폐사가 발생하자 환경당국이 원인조사를 하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낙동강청은 죽은 강준치 시료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수산과학원에 보내 약독물, 어병 검사를 의뢰했다. 낙동강청은 폐사체 발견 구간의 수질을 측정한 결과 수질에는 문제가 없고, 6월 들어 번성한 녹조와도 관계가 없다는 견해다. 어민들이 그물에 걸려 죽은 강준치를 버렸거나 산란스트레스로 죽었을 수도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낙동강청 수생태과 관계자는 "수질측정을 했는데 특이사항 없고, 녹조가 심한 곳이 아니다. 원인 규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근거로 보 하류 4㎞ 지점의 지난 1일 표층·중층·저층 수온 25.3~26.3도, 수소이온농도(pH) 7.8~8.4, 용존산소(DO) 8.1~9.3㎎/ℓ 측정치를 제시했다.

4대 강 사업 이후 2014년 낙동강 상류인 칠곡보에서 6~7월에 집단폐사 사례가 있었으나 하류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낙동강청 관계자는 "당시 다양한 복합원인이 있다고 결론이 났는데 수질문제는 없고, 산란 철에 산란스트레스로 폐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4대 강 사업에 따라 서식환경이 나빠진 데 따른 것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지난 1일 칠곡보 아래쪽에서 물고기 40마리가 죽은 것을 봤다는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최근 비가 오면서 강물이 뒤집혀 저층 저산소층과 바닥 유기물이 올라오면서 물고기가 죽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책회의에 참석했던 임희자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도 "회의에 참석한 안광국 교수(충남대 생물학과)는 용존산소 문제를 지적했다. 저층의 저산소층과 바닥에 쌓인 뻘층이 흙탕물을 만들면서 물고기가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의견이다. 현장조사에서 아가미에 유기물이 박혀 있었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7월 대한하천학회가 참여한 4대강조사위원회가 발표한 '낙동강 수질, 퇴적토 조사'에서 저층 용존산소 고갈현상이 확인됐다. 함안보는 표층 10.4, 5m에서 5.1이었으나 10m에서는 산소가 0이었다. 또 합천보 표층에는 8.8, 5m 4.9, 9m에서 0이었다.

조사위원회는 당시 "낙동강 바닥은 물고기들의 서식처가 되어주는 모래가 4대 강 사업 준설로 없어진 이후 대신 펄로 코팅되어가고 있어 악취가 나며 썩어가고 있다"며 "강바닥은 산소가 고갈되어 물고기가 폐사하는 등 생명이 살 수 없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낙동강경남네트워크는 이번 낙동강 강준치 집단폐사에 대한 성명을 내고 "낙동강 재자연화만이 답이다. 낙동강 수면 전면 개방하고 4대 강 사업 민관공동조사단을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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