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주택이 창원시 마산합포구 옛 한국철강 터에 건설하는 '창원 월영 사랑으로 부영' 아파트 분양계약 해지에 들어갔다. 지난 2월 말 기준 실제 분양률이 4% 정도인데도 50%를 웃돈 것으로 부풀린 것이 들통난 것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분양이 잘되지 않았던 것이 원인이라는 의견이 많다. 그만큼 주택시장 공급과잉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부영주택 건은 그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창원 월영 사랑으로 부영'은 규모 면에서나 터 오염 정화 문제로 10년 넘게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만큼 세간의 관심 대상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기대와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이런 결과가 나온 까닭은 주택시장이 과잉 양상을 띄었고 이에 대해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도 한 이유로 보인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더는 싼 이자로 빚을 내 집을 구입하는 것이 위험해졌고 정부는 급격히 늘어나는 가계부채 대책 차원에서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돈줄이 막히고 대출금리 인상이 불 보듯 뻔한데 투기성 주택시장이 얼어붙는 건 당연한 귀결이다. 부영주택의 이번 사례는 우리나라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이 아닌 투기성 자본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결혼 기피와 인구 절벽현상, 청년 실업 등으로 말미암은 급격한 실수요자층 감소이다. 집을 사야 할 실수요자가 줄어드는데 투기자본의 힘이 아무리 막강하더라도 주택경기 침체는 막을 수가 없는 것이다.

공급과잉 문제는 시공업체는 물론이고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또한 엄청나다. 불과 몇 년 전 우리 사회는 과다한 미분양 주택으로 하도급 업체 연쇄부도와 이로 인한 주택시장 붕괴를 경험한 바 있다. 급격한 인구 절벽으로 실수요자 감소는 빈집 문제 등 필연적으로 현재 일본이 처해있는 주택 공동화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안정적인 주택시장 관리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개입을 해야 할 때가 됐다. 투기성 자본의 접근을 차단하고 실수요자 위주의 건강한 주택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 개인 사업자 중 부동산 임대업 비중이 가장 높다. 왜곡된 부동산 시장이 우리 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불안요소일 수 있기에 정부 발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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