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나비효과>. 경북 성주군 사드(THAAD) 배치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사드 가고 평화 오라'는 피켓을 들고 지역민들이 투쟁하는 과정을 담았다. 탄도 미사일을 중간에 요격하기 위한 방어용 무기 '사드'가 집 바로 위쪽에 설치된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놀란다. 이때 어린아이를 둔 엄마들이 먼저 나선다. 불안감은 극도에 달하고, 1인 시위로 시작된 의사 표현은 연대를 넓혀나간다. 다큐멘터리는 사드 배치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이곳에 사는 사람을 보여준다.

창원 예술영화전용극장 씨네아트 리좀에서 이 영화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성주 군민의 바람과 뜻을 전하는 인물 인터뷰 중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 낯익어서다. 누구지? 알고 보니 학생 시절 같은 동네에 살았고, 같은 대학에 다녔던 언니였다. '저 언니가 저기까지 가서 투쟁의 선봉에 서 있구나.' 영화 몰입도가 훨씬 높아졌다.

영화는 국가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지역민들이 겪는 고통, 그들의 인식 변화를 담담하게 표현한다. 그저 가족들과 살기 좋을 것 같아서 성주에 정착한 언니의 꿈은 무참히 깨졌다. 사드 반대 투쟁을 하던 주민들은 투쟁을 하면서 연대와 공감능력이 더 높아졌다. '파란 나비'를 접으며 사드 반대를 알리고, 그와 동시에 세월호 참사로 고통받는 '노란 나비'가 있는 진도 팽목항을 찾는다. 진작 이들의 아픔을 더 보듬지 못했음을 아파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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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면서 밀양 송전탑 건설에 맞선 주민들의 투쟁도 동시에 떠올랐다. 개인에게 고통을 주는 국가의 폭력. 누군가는 희생해야 한다는 강요. 그게 나에게 벌어진 일이라면 용납할 수 있을까.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누구에게도 강요와 폭력은 중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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