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독 속에 갇힌 게들에게만 있는 재밌으면서도 미련한 버릇이 있습니다. 그것은 남이 위로 올라가는 것을 그대로 두고 못보는 심술로(?) 나타납니다. 누구랄 것도 없이 독의 벽을 타고 기어올랐다 싶으면 서로가 서로를 붙들고 늘어지는 바람에 그 방해를 뿌리치고 성공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알레고리적 이야기로, 어둠침침한 ‘업무추진비 독’ 속에 갇히는 게 싫어진 ‘김두관 군수 게’가 큰 용단으로 어렵사리 벽을 기어올라 그 첫 모습을 밖으로 드러낸 것은 용기있는 모범적 행의(行誼)로 칭찬 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남의 흉을 일부러 지어내어 음식물처럼 ‘씹는다’는 문화가 발달한 나라이다 보니 그 험담문화와 상혼과의 합작품인 ‘히틀러 껌’이라는 것이 나온 일도 있었습니다. ‘제가 무슨 통뼈라고’ 식으로 질겅거릴 이도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 ‘김두관 껌’ 같은 게 없기만을 바랍니다.

 

‘심지 하나가 창 밝히다’
그 일주명창(一炷明窓)
심지의 불 댕기고 댕겨
‘업무추진방’ 환해져야
백성 民
풀뿌리 얼굴 얼굴에
미더운 웃음도 번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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