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살고 있는 1만5000여 사천사람들 모임인 재경사천향우회(회장 문갑석)는 2001년을 ‘향우회 화합의 해’로 정하고 새출발을 위한 결의를 다지는 등 연초부터 바삐 움직이고 있다.

지난 1995년 정부의 도·농통합 정책으로 삼천포시와 사천군이 합쳐져 사천시로 지명이 바뀐 뒤 소외감을 느껴온 삼천포 출신 향우들을 진정한 가족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

서울의 삼천포 출신 향우들은 도·농통합 뒤에도 향우회를 따로 꾸려 왔으나 지난해부터 ‘통합’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올해안에 좋은 결실을 맺을 것으로 사천향우회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 재경사천향우회는 1999년 3월 ‘통합향우회’출범의 지렛대로 활용키 위해 삼천포와 사천의 머리자를 따 ‘삼사회’란 모임을 만들어 향우들의 뜻을 모으는 등 온 힘을 쏟아 왔다. 삼사회는 서울에 살고 있는 삼천포(25명)와 사천(25명) 출신 원로들로 구성된 모임으로 향우회통합을 위한 공감대 형성에 큰 보탬이 됐다는 게 문 회장의 설명이다.

재경사천향우회는 1975년 서울시 도봉구 우이동 숲에서 200여명의 향우들이 모여 OB맥주 회장을 지낸 정삼태씨를 초대회장으로 추대, 첫 걸음을 내디뎠다. 이어 박준규(2대)·최제민(3대)·최진학(4대)·유도재(5대)·조병규(6대)씨 등이 회장직을 맡아 향우회를 이끌어왔다.

수도권에 살고 있는 향우들 중 주소가 파악된 향우들은 5000여명으로 재경사천향우회 밑의 8개 읍·면향우회가 결성돼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재경서포면향우회를 비롯한 이들 지역향우회의 결속력이 대단해 뿌리가 튼실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각 읍·면향우회는 정기총회·송년회·축구대회·노래자랑대회 등의 행사를 다양하게 마련, 향우들의 단합을 꾀하고 있으며 특히 몇몇 향우회에선 소식지도 발간, 정보교류를 하고 있다.

지금껏 2년에 한 번씩 16호째(1999년 발행) 발행된 <재경사천향우회지> 편집도 읍·면향우회지가 뒤를 받쳐줘 힘을 덜고 있다는 게 향우회 관계자의 귀띔이다. 이렇듯 사천향우회는 산하 읍·면향우회가 활성화 돼 있어 여러 가지 사업을 펼치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사천향우회는 오는 10월께 대규모 농수산물판매전을 서울에서 열 계획이다. 종래 해왔던 판매행사와는 달리 농협과 손잡고 규모와 성격 등을 달리해보겠다는 입장이어서 다른 향우회 사람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향우회도 이젠 시대흐름에 따라 많이 바뀌어야 존재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하는 문 회장은 다른 향우회들과는 달리 향우회 조직을 날씬하게 짜 운영중이다. 약간명의 부회장을 둬 회장단을 구성했고 고문(약간명)·명예회장(1명)·감사(2명) 등도 필요한 만큼만 위촉해 실질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

이같은 원칙은 문 회장이 독단으로 한 게 아니다. 향우회 회칙을 바탕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중요한 내용은 두달에 한번씩 열리는 임원회를 거쳐 집행하므로 의사결정이 빠르며 잡음이 없다는 게 향우회측 설명이다.

5대 회장을 지낸 유도재 전 청와대 총무수석과 전임회장이었던 조병규씨 등이 고문직을 맡아 문 회장의 짐을 덜어주고 있다. 총무(1명)·부총무(1명)·재무(1명) 등으로 짜인 총무단으로 향우회실무진을 구성, 사무국을 가동하고 있다.
사천향우회는 매년 5월이나 10월 중 한차례 정기총회 겸 체육대회를 열어왔으나 최근들어선 송년회 겸 정기총회를 12월중에 열고 있다.

행사비용을 줄이고 향우들의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해 12월 행사 때도 500여명의 향우들이 참석, 고향의 정을 나눴다.
고향 원로는 물론 사천에서 올라오는 기관장, 재경 향우들이 한해를 결산하고 새해를 설계하는 자리로 삼고 있는 것.

읍·면향우회 활성화를 바탕으로 사천향우회는 고향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해마다 10월 사천에서 열리는 와룡문화제 참석은 물론 읍·면향우회별로 조직돼 있는 축구부는 고향에 내려가 그곳의 조기축구회와 경기를 치르는 등 우의를 다지고 봉사활동도 한다.

사천향우회는 또 사천지역 농공단지에 공장을 입주시키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서울지역의 투자자를 고향으로 유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켜보겠다는 뜻에서이다. 1999년 10월 수도권의 투자희망자들을 사천으로 초대, 농공단지투자설명회를 연 게 좋은 예다.

“사천사람들은 매우 보수적이고 정치적으론 야성이 강합니다. 대신 국가관이 뚜렷하고 애향심이 남다른 게 자랑거립니다. 그래선지 향우회 참여도가 높은 것 같습니다.” 문 회장이 내놓는 ‘사천사람론’이다. 그는 시장보궐선거로 혼란을 겪고 있는 요즘의 고향 분위기를 안타까워하며 사천사람들이 특유의 기질을 발휘, 어려움을 잘 헤쳐나가길 바라고 있다.

사천향우회는 읍·면향우회별 축구부외에 산악회·수양회·와룡회(골프모임) 등의 취미·직능별 모임을 두고 있으며 재경 각 중·고등학교 동창회도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한다.

특히 재경사천중동창회와 재경사천농고총동창회의 움직임이 활발하고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고향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사천출신인 유형재 경상대총동창회장 등이 1999년 사천문화원을 방문, 책을 전달했고 경로당에 찾아가 지팡이를 기증한 것이 좋은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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