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수문 개방 반짝 효과 '녹조 대책 미흡'재확인
환경단체 "전면 개방을" 민관 위원회 구성 촉구

보 수문을 열었지만 녹조가 창궐한 낙동강의 유속은 그대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정부가 지난 1일 수문을 조금 내린 데 대해 환경단체들이 '찔끔 개방'은 녹조 대책으로 미흡하다고 한 비판을 뒷받침한다.

환경운동연합은 국토교통부 4대 강 홍수통제소 측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6개 보 수문 개방 이후 소폭 상승한 유속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일 4대 강 16개 보 중 △낙동강 강정고령(1.25m)·달성(0.5m)·합천창녕(1m)·창녕함안보(0.2m) △금강 공주보(0.2m) △영산강 죽산보(1m) 등 6곳 수문을 0.2~1.25m 내렸다.

6개 보 인근 측정 지점 유속을 분석한 결과 수문을 열기 전인 올해 5월 한 달 평균 유속은 0.031㎧에서 수문을 내린 6월 1~3일 0.058㎧로 소폭 빨라졌다. 그러나 4~18일 0.038㎧로 수문 개방 전 수준으로 느려졌다. 합천창녕보는 0.028㎧ →0.06㎧→0.033㎧, 창녕함안보는 0.029㎧→0.077㎧→0.031㎧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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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오후 낙동강 창녕·함안보 수문이 열렸다. 이날 낙동강네트워크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이 '강은 흘러야 한다'는 피켓을 들고 수문 상시 개방을 환영하고 있다./경남도민일보DB

환경운동연합은 "4대 강 보의 수위를 낮추는 정도의 개방으로는 유속을 높이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녹조 발생 핵심은 유속 저하이므로 유속을 높이려면 인위적으로 수위를 조정하지 않는 전면 개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강물을 가두는 보를 설치한 4대 강 사업 이전 유속과 비교하면 6개 지점 유속은 10분의 1 수준으로 느려진 것으로 조사됐다. 4대 강 사업 완공 전인 2007년부터 2011년 사이 6개 보 5월 평균 유속은 0.428㎧였는데 공사 이후인 2012년부터 2017년 5월 평균은 0.054㎧로 나타났다. 영산강 죽산보는 유속이 25분의 1로 느려졌다. 합천창녕보는 0.473㎧에서 0.04㎧, 창녕함안보는 0.535㎧에서 0.076㎧로 떨어졌다.

6월 들어 낙동강에 발생한 녹조는 중하류에서 상류까지 번지고 있다. 지난 26일 측정 결과 경북 낙단보에는 남조류 세포수(cells/㎖)가 일주일 전보다 5배나 증가한 3만 5731개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수질예보제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조류경보제(관심·경계·대발생)가 운영 중인 칠곡·강정고령·창녕함안보 구간은 각각 관심, 경계, 관심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칠곡보(19일 4802→26일 8824), 강정고령보(22일 3만 313→4만 1081), 창녕함안보(19일 9666→3만 1811) 구간 모두 녹조가 증가했다.

또 수질예보제(관심·주의·경계·심각)가 운영되는 5개 보 중 상류 상주보를 제외한 26일 측정 결과, 낙단보(3만 5731), 구미보(2만 9070), 달성보(7만 3742), 합천창녕보(6만 8200) 모두 관심 단계 유지 중이다.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 등 16개 하천운동연대기구는 "보로 가로막힌 물길은 이제 강이 아니고, 고인 물은 썩어나간다. 은모래 금모래는 고사하고 식수까지 위험한 지경"이라며 정부에 '4대 강 민관 합동평가 및 재자연화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특히 "녹조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만큼 제한적인 수문 개방은 도리어 수문 개방 무용론으로 이용당하고 있다"며 정부의 4대 강 사업 대책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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