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력과 다양한 향을 내세운 수입맥주가 국내 음료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이고 있다. 가파른 성장에 힘입어 생수(일반 생수 및 탄산수) 판매액까지 뛰어넘었다.

롯데마트는 28일 올해 상반기 수입맥주 매출이 생수의 124%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판매액을 역전했다고 발표했다.

생수 매출을 100으로 볼 때 수입 맥주 판매액은 지난 2013년 64%에 불과했으나 2014년 70.1%, 2015년 69%, 지난해 96%로 꾸준히 성장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산 맥주와 생수 매출 차이는 크게 줄었다. 2013년 생수 대비 233%에 달했던 국산맥주 판매액은 2014년 193%, 2015년 153%, 지난해 168%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151%까지 감소했다.

판매액뿐 아니라 매출 신장률에서도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의 희비가 엇갈린다.

롯데마트 수입맥주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142% 상승했지만 국산맥주는 1.4% 성장에 그쳤다.

수입맥주는 다양한 맛과 향을 강점으로 최근 몇 년 사이 소비자들 선호도를 끌어올렸다. 또 여성 주류 소비층 증가와 혼술(혼자마시는 술) 시장이 커지는 등 가벼운 음주 문화가 확산함에 따라 수입맥주 시장이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무엇보다 수입 맥주 시장이 확대된 배경에는 가격경쟁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수입맥주에 붙는 세금은 72%로 국산맥주와 동일하다. 하지만 수입맥주는 수입원가와 관세를 합한 값에 72% 세금을 적용하는 반면, 국산 맥주는 판매관리비, 영업비, 마케팅비용, 제조사 마진까지 합해 출고가에 세금을 매긴다. 때문에 국산 맥주가 수입 맥주보다 30% 가량 더 높은 주세율을 적용받아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해 맥주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불어 내년 1월부터 미국에서 수입하는 맥주 관세가 철폐되고 같은 해 7월부터는 유럽연합(EU)맥주에도 무관세가 적용되면 수입맥주 가격 경쟁력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맥주 반입액은 지난 2015년 대비 약 30% 늘어난 1억 8158만 달러(2073억 원), 22만 556t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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