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학 동기 하나가 암으로 세상을 떴다.

대학 때 꽤 친하던 친구에게서 너도 건강 잘 챙기라는 문자가 여러 차례 왔다.

어느 날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면 나는 어떻게 죽음을 준비할까.

죽음에 대한 숙고는 결국 삶에 대한 숙고다. 질문을 바꿔보자.

곧 죽게 된다면 남은 시간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아끼고 아껴 붓는 적금, 신중하게 골라 모은 책들, 힘들게 구해놓은 영화들.

지금 움켜쥐고 사는 이런 것들이 모두 허망해지겠지.

사무실에서 이런 생각을 하다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고 커피를 한 잔 마신다.

창밖으로 손을 쫙 펴본다. '그래, 애착을 줄이자!'라고 다짐하면서….

중요한 것은 남을 것이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떠날 것이다. 파울로 코엘료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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