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지원은 예산이 아니라 의지문제
궤도 이탈 정치 복원…문화행정 기대

정의로운 자들의 세상과 작별하기 좋은 계절, 고사성어 두문불출(杜門不出)의 고향을 찾았다.

강원도 오지였던 두문동 근처, 폐광이 예술적으로 변신한 정선군 고한읍 '코리아 문화예술광산 1호' 삼탄아트마인. 부산 연고 대중문화예술인, 기획자 모임인 '갈매기의 꿈(약칭 갈꿈회)'의 이재용 영화배우 겸 탤런트, 김준선 가수 등 재능기부로 지역민과 관광객을 위한 '문화공감 페스티벌-소풍'에 참여했다.

"너의 달란트(talent)와 직책은 너의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위한 것이다."

공직에 있을 때, 인간애를 위해 재능의 공유화를 주장하는 유명 예술가의 말씀이 인생의 방향성이 되었는데 지역 문화행사에 동참하고 태백준령에서 힐링 여행도 하는 일석이조였다. 글로벌 경쟁력을 이야기하는 이 시대에 정치, 경제, 문화 등이 집중된 서울로 와서 수구초심(首丘初心)의 애향심으로 고향, 연고지였던 부산을 위해 봉사하자는 '갈꿈회' 모임은 명분이 있는가?

사회가 분업화하다 보니 '프로'로 불리는 각각의 전문 분야 사람들 눈에는 정치라는 권력이 놓치거나 왜곡시키는 일들이 많다.

대통령 탄핵, 장미대선의 빌미였던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예로 보자. 무엇보다도 다양성이 보장돼야 할 문화예술계를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정권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지원을 배제했다는 건 지금 이 시대에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건이었다.

미술 분야를 보면, 미술관, 화랑, 갤러리 등이 밀집한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광주시립미술관과 전북도립미술관이 분관을 만들어 지역 작가들의 서울나들이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광주시립미술관은 현대미술의 중심지로 급부상한 중국 베이징에 '북경창작센터'를 조성, 지역 아티스트들의 국제 경험과 교류의 장도 마련해주고 있다. 부산, 경남도 예산이 없어서가 아니라 문화행정 의지의 문제가 아닐까?

갈꿈회는 단순한 친목 모임이 아니라 한때 바다를 품고 살았다는 인연으로 지역 정체성의 확장과 '풀뿌리 예술운동'을 위해 뭉쳤다. 고향 사랑으로 모인 갈꿈회는 부산 위한 서포터스로 이경규 회장, 이재용 부회장, 변우민 사무총장 체제로 부산 중구청의 '엔터테이너 거리 조성 프로젝트' 재능기부 등을 하였다. 앞으로 2017부산바다미술제, 전시와 공연이 융합된 국제불조각축제, 지역 대중예술인과 지망생을 위한 인큐베이팅(인재 육성) 시스템 계획 등 부산의 컬처, 아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특히 6월 말경 조선의 문화예술 르네상스가 시작된 인사동, 윤갤러리에서 부산갈매기 인사동 마실 작은 미술제 '5인5색' 전시회를 후원한다. 작은 시작이지만 부산지역에서 활동하는 화가와 부산과 연고가 있었던 개성 있는 화가, 5명의 릴레이 개인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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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꿈회는 이후로도 부산시와 연계된 문화사업에 적극 협조하고, 차별화된 지역 문화마케팅으로 국제경쟁력 있는 문화축제관광도시로 부산이 발전하는 데 동참할 계획이다.

장미는 아름다운 꽃잎을 버리고 시들어야 열매를 맺는다. 바쁜 연예인들을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必有餘慶)'으로 재능기부만을 부탁하기엔 힘이 부치니 문화대통령, 문화시장, 문화도지사, 문화구청장, 문화군수의 강림을 기다린다. 궤도 이탈한 정치가 복원되었으니 이젠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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