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진양호에 시신 유기 고급 수입차 운전자 노려
경찰 1명 검거 2명 추적 중

창원 한 실내 골프연습장 주차장에서 40대 여성이 납치된 후 살해됐다. 경찰은 납치범 세 명 가운데 한 명을 붙잡고 달아난 공범 두 명을 쫓고 있다.

창원서부경찰서는 지난 24일 오후 8시 30분께 창원 한 실내 골프연습장 주차장에서 ㄱ(47) 씨를 납치한 후 살해·시신을 유기한 혐의(강도살인)로 ㄴ(29·서울) 씨를 붙잡고 달아난 공범 ㄷ(31·함안), ㄹ(36·인천) 씨를 쫓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후 6시 5분께 진주시 대평면 진양호 진수대교 부근에서 ㄱ 씨 시신이 담긴 마대를 발견했다. 마대는 물에 떠 있는 상태였다.

앞서 ㄱ 씨는 남편과 실내 골프연습장에서 골프를 친 뒤 각자 타고 온 차량에 탑승하던 중 납치당했다. ㄱ 씨와 남편의 차량은 다른 층에 주차돼 있었다.

납치·도주에 사용된 스포티지 차량. /우보라 기자

경찰은 "납치범들이 차량에 탑승하려던 ㄱ 씨를 불러 세운 뒤 ㄱ 씨 차량 바로 옆에 주차된 자신들의 차량으로 유인, 납치했다"고 전했다.

ㄱ 씨 남편은 ㄱ 씨가 집에 돌아오지 않자 다음날 오전 1시 30분께 경찰에 신고했다.

피의자들은 납치 직후 고성을 거쳐 전라남도까지 이동한 후 함안으로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광주 한 은행에 들러 ㄱ 씨 명의 카드로 현금 480만 원을 인출하기도 했다. 경찰은 ㄱ 씨 금융 계좌와 차량 이동 동선 등을 추적하다 27일 오전 1시 30분께 함안 한 아파트 부근에 차량을 버리고 달아나던 납치범 가운데 ㄴ 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ㄴ 씨 진술을 바탕으로 이들이 고성으로 이동해 ㄱ 씨를 살해한 후 시신을 유기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이들이 경찰 추적을 따돌릴 목적으로 가짜 차량 번호판 두 개를 준비하고 교체하며 이동한 점 등을 미뤄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ㄴ·ㄷ 씨는 육촌 관계, ㄷ·ㄹ 씨는 연인 사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ㄴ 씨는 경찰 조사에서 "ㄷ 씨가 100만 원을 줄 테니 운전만 하라고 회유해 범행에 가담했다"며 "ㄷ 씨가 ㄱ 씨를 살해했으나 이에 동참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금품을 빼앗을 목적으로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납치 당일 오후 주차장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보인다"며 "마침 고급 외제 승용차를 몰고 온 ㄱ 씨가 표적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이 도주 경로를 정하지는 않고 전라남도까지 갔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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