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도정에 쏠렸던 시선 내년 선거 앞두고 창원시로
시민단체·시장 후보군 가세, 주요 현안 이슈화하며 '견제'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지사직을 사임한 후 창원시청 안팎에서는 "이젠 일 좀 제대로 할 수 있겠다"라는 농반진반의 목소리가 나돈 적이 있다. 창원시가 추진하는 굵직굵직한 사업들이 경남도와 의견 충돌로 애초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았던 사례가 많았고, 그럴 때마다 창원시가 잘했든 못했든 행정체계상 '갑'의 위치에 있는 경남도에 밀릴 수밖에 없었던 데 따른 사후적 반응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홍 전 지사가 경남을 떠난 후 '안상수 시정'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비판이 본격화하는 조짐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지방선거 정국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지만, 한편에서는 소위 '홍준표 반사이익' 효과를 '안상수 시정'이 더는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세평 역시 나오고 있다.

그동안 홍 전 지사가 보수세력 결집을 위한 정치에 몰두하면서 시민사회단체들과 극한 대립을 했다면, 안 시장은 보여주기식이라는 일각의 비판이 없었던 바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친환경·친서민 정책을 무게중심으로 둬 왔다는 평가다.

지난 26일 오전 창원물생명시민연대가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구산해양관광단지 조성사업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민주당이나 정의당 등 주요 지역 정치세력과 시민사회단체 역시 홍 전 지사를 향한 수많은 논평과 성명을 쏟아낼 동안 안 시장 언급은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안상수 시정에 대한 비판이 속속 불거지고 있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지난 26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구산해양관광단지 조성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안 시장에게 요구했다.

이들은 구산해양관광단지 사업이 "해양관광단지를 빙자한 골프장 조성에 불과하다"며 "구산면 일대 산림과 자연해안선을 파괴하면서 그동안 외쳐온 환경수도가 헛구호였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업"이라고 혹평했다.

'구산해양관광단지'는 지난 3월 '삼정기업 컨소시엄'이 민간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본격화한 것으로,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심리 일원 284만 2000㎡(약 86만 평)에 '사계절 체류형 가족휴양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오는 8월 실시설계 협약을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물생명시민연대는 이 사업이 현지 주민들과 협의 없이 추진됐고, 대규모 골프장 조성으로 환경파괴가 불가피하다는 이유를 들며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섰다.

차윤재 공동대표는 "마산에서 그나마 바다를 볼 수 있는 구산지역인데, 시가 골프장이 아닌 더 깊은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 많은 시민이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시민사회단체는 물론이고 잠재적인 창원시장 후보군의 안상수 시정 비판도 가시화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창원시장으로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수식 전 마산부시장은 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창원시의 뜨거운 감자가 된 '마산 해양신도시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전 전 부시장은 "중앙정부 원죄를 철저하게 공략해 정부재정사업으로 전환되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민간 사업자 확보를 위해서라면) 앉아서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절박한 심정으로 스포츠 대기업을 찾아 나서야 마산이 살고 창원의 숙제가 풀린다"고 밝혔다.

최근 안 시장이 밝힌 '마산해양신도시 민자·재정사업 동시 추진' 언급에 절박성과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인 셈이다.

이 외에도 최근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마창진환경운동연합·창원YMCA 등은 수백억 원 예산을 낭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산정수장 강변여과수 문제를 추궁하고 있다. 이들은 창원시를 향해 "책임에서 회피하려는 자세에서 벗어나 지금이라도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정확한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창원광역시 승격 운동 비판 역시 지속될 전망이고, 안 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SM타운 사업을 둘러싼 공방 역시 잠복해 있다. 옛 39사단 터에 들어설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하는 '신세계 스타필드' 문제도 창원시가 넘어야 할 산 중 하나로 거론된다.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수장 없는 기관'인 경남도에서 창원시청으로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의 이목이 쏠리는 듯하다. 특히 십수 명에 이르는 창원시장 후보군의 '안상수 시정'을 향한 창끝이 매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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