곪은 군수들…지역 정치 이대로 괜찮나
보수 독과점 극복하려면 세대 교체돼야

지난 4월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려고 지사직을 관뒀다. 같은 달 최평호 전 고성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군수직을 잃었다. 최 전 군수는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경남도와 고성군은 현재 권한대행 체제다. 5월 차정섭 함안군수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임창호 함양군수는 선거법 위반으로 불구속기소됐다. 6월 하동·함양군의회가 주민 방청권을 막아 주민 반발을 샀다. 앞서 사천·남해군의회는 의장 나눠 먹기가 들통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역정치 이대로 괜찮을까? 정권교체로 온 나라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떠들썩한데 지역 정치권력은 어떤가? 지역정치 바뀔 수 있을까? 이러한 고민을 이어가다 '마크롱'을 떠올렸다. 77년생 프랑스 최연소 대통령. 우리나라 나이로 40세를 갓 넘긴 젊은 정치지도자. 25세 연상 여성과 결혼한 파격적인 러브스토리 못지않은 파격적인 정치 행보에 평소 눈길 한 번 제대로 주지 않던 국제뉴스를 뒤적이게 만든 남의 나라 대통령.

'변화'를 약속한 마크롱은 남녀 동수 내각 구성에 이어 여성과 정치신인·청년층을 대거 기용해 총선을 치렀다. 후보들 평균연령은 47세. 결과는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압승이었다. 전체 577석 가운데 350석을 확보했다.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일까? 이러한 정치실험이 우리나라 지방선거에서도 통할까? 뿌리 깊은 연고주의 탓에 대선이나 총선보다 오히려 지방선거에서 변화를 시도하기가 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지역 정치가 바뀌려면 결론은 인적쇄신에 이른다.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보수정당 독과점이 고착화한 경남에서 그동안 선출직 단체장과 지방의원은 너무 안이하게 뽑혔다. 돈깨나 있고 감투 조금 썼다고, 그걸 스펙 삼아 정치인이 권력인 양 너도나도 뛰어들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인물로는 지역 정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당선되면 그뿐이라는 인식이 박힌 기존 정치인들로는 돈 선거를 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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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13지방선거가 1년 채 남지 않았다. 언론사마다 시·군별 후보군을 소개하고 있다. 대체로 5060세대로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낯익은 얼굴들이다. 지역정치에도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중량감이나 경험을 따지기 전에 과감한 변화를 시도할 젊은 정치신인이 많아져야 한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부는 변화 바람은 작은 촛불 하나하나가 모여 만들어냈다.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은 민주주의 근간을 튼튼히 하는 일이다. 그 원동력을 세대교체에서 찾아본다. 보수·진보정당 가릴 것 없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젊은 후보가 많이 나오길 바란다. 그래서 지역정치가 조금이라도 젊어지면 좋겠다. 정치적 성향이 다르더라도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대화와 토론이 이뤄지는 의정활동을 보고 싶다. 젊은 세대가 정치에 직접 뛰어들고 목소리를 낸다면 청년실업 문제도 헬조선도 조금은 바뀌지 않을까. 그들의 도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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