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지에 따라 캐릭터 호감 다른 건 당연
문재인 정부 매력적인 인사 기용하길

모든 게임에는 캐릭터가 있다. 캐릭터의 핵심은 매력이다. 매력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이다. 예쁘고 잘생긴 것만이 매력의 전부는 아니다. 캐릭터가 가진 모든 요소가 매력의 가능성을 가진다. 외모만이 아니라 힘이 센 것, 날쌘 것, 지적인 것 등도 매력적이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드는데 어떤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다. 보통 힘이 센 캐릭터는 힘이 세게 보이고, 지적 능력이 탁월한 캐릭터는 똑똑해 보여야 한다. 하지만, 작고 앙증맞은 모습인데 엄청난 괴력을 지닌 캐릭터가 매력적일 수 있다.

게임에서 캐릭터의 매력은 게임 시스템만큼이나 중요하다. 마법의 오븐에서 탈출하는 쿠키 캐릭터와 유니콘을 타는 소년 용사 캐릭터의 대결에서는 쿠키 캐릭터의 매력이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앵그리 버드 대신 단순한 투석기를 캐릭터로 했다면 그 게임이 그토록 인기를 끌지 못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 째 되고 있다. 청와대 참모진을 꾸리고, 총리를 비롯해 장관급 인사를 하느라 분주하다. 국회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인사가 만사라고 한다. 국민들의 지지 여부는 단지 대통령 한 사람의 인기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제 아무리 절반이 넘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당선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출범 초기부터 인사 파행을 거치면서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박근혜가 어떤 캐릭터인가. 신화적 스토리를 갖춘 어마어마한 캐릭터였다. 그랬던 박근혜가 지금은 '503호' 구속 피의자로 최순실과 동급의 캐릭터로 전락했다.

문재인 정부의 캐릭터들은 매력적인가, 그렇지 않은가. 야당이 된 자유한국당 처지에서 보면 모든 캐릭터들이 매력적이지 않다. 매력을 거론하는 것도 과하고 모두가 파렴치한들일 정도다.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 그룹들도 경쟁 아이돌 팬들에게는 천하의 비호감 캐릭터로 여겨질 테니, 평가는 객관성이 없다고 치부해도 무방하다.

장관 인사에서 가장 말이 많았던 강경화 외교부장관을 보자. 염색하지 않은 백발의 여성이다. 외모와 성별이 매력적이다. 유엔에서 활약한 업무 능력이 매력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모든 전직 외교부장관들이 강경화 장관을 추천하고 있다. 코앞으로 다가온 한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인사청문회 때 불거진 여러 문제들이 야당의 트집 정도로 치부될 가능성이 크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보자. 다른 것은 제쳐두고 캐릭터가 들고 다닌 낡은 가방 아이템이 압권이다. 낡은 가방 아이템 하나로 엄청난 매력을 발산했다. 앞으로 재벌을 상대해 '승리 포인트'를 잘 쌓는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가 될 수 있다.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40여 년 전 혼인무효판결 문제로 자진 사퇴했다. 야당은 그것과 연계해 조국 민정수석을 공격하고 있다. 야당의 공격이 '승리 포인트'를 얻을 수 있을까? 그러기에는 조국 민정수석은 너무나 매력적인 캐릭터다. 거의 '사기 캐릭터'에 가까운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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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인사가 대체적으로 순탄하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이미 장관 후보자 한 사람이 낙마했다. 장관급은 아니어도 청와대 행정관 중에 문제가 되고 있는 인물들도 여럿 있다. 그 중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인 탁현민은 심각한 수준이다.

캐릭터의 매력이 게임의 성패를 좌우한다. 주요 공직자의 인사가 현 정부의 성패를 좌우한다. 의리가 정의로 인정되는 세상은 깡패들이 꿈꾸는 이데아다. 부디 사사로운 친분이 아니라, 적폐청산과 개혁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인사들을 기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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