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출신의 한 대학생입니다. 이번에 학교에서 매 시간마다 다른 사회적 문제를 주제로 토론을 나누는 과목을 수강하게 되었는데요, 그 중 '노인 고독사'라는 주제에 대해 신문 독자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독거 노인가구가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체로 노년층의 경우 정년퇴임 후 직장이 없는 경우가 많고, 연금을 바탕으로 혹은 자녀들의 손길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자녀들의 경우 직장 생활을 하는 세대에 머물러 있다 보니, 자신의 부모님을 자주 찾아 뵙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게다가 개인주의가 점점 확산하는 현대 사회에서 이웃에 대한 관심 부족 및 이웃으로부터의 소외가 만연해지는 현상 역시도 문제 확산에 일조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수업 도중에 관련 자료를 시청하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두 개의 뉴스 영상이었습니다. 노인 고독사의 사례가 되는 뉴스였는데 둘 다 경상남도 창원, 즉 제가 살고 있는 주변에서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심지어 두 번째 뉴스는 혼자 살고 계시는 제 친할머니 댁과 같은 동네에서 발생한 사건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내 주변에 대한 관심이 정말 부족했구나'였습니다. 본가 지역의 사건 발생 유무에 대해 자각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혼자 사시는 친할머니께도 같은 문제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저희 할머니께서는 고모와 한 동네에 사시고, 다른 친척들도 대체로 근교에 머물기 때문에 걱정이 덜 되지만, 평소 할머니는커녕 부모님께조차 연락 한 통도 잘 하지 않는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주변과 이웃에 대한 무관심이 불러 일으킬 파장에 대해 간과하고 지냈던 것이죠. 어쩌면 나의 미래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렇듯,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독거 장년층의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우리가 직접 할 수 있는 일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우선, 가장 좋은 방법은 내 가족, 내 이웃, 내 주변에 대한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는 것입니다. 매일 꾸준한 전화 한 통, 못해도 1주일에 한 번씩은 꼭 연락하기, 주기적으로 찾아 뵙고 살펴보는 게 문제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한 지역에서 진행중인 요구르트 아줌마와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매일 해당 가구를 방문하여 요구르트를 배식하고 그 과정에서 해당 가구의 안부를 확인하는, 효율적이면서도 신선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배달이 어려운 시골 동네에서는 다른 방안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지방자치단체에, 혹은 사회복지센터에 독거노인 가구 리스트를 만들어서 매일 20분씩 노인 분들과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는 부서를 마련하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바깥 활동이 가능하신 분들도 있지만, 바깥 활동이 버거울 만큼 몸이 불편하신 분들은 세상과의 접촉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소리와 손길이 그리우신 분들께 직접 일일이 찾아 뵙기는 힘겨울 때, 전화상으로나마 안부를 여쭙고 매일이 기다려지는 순간을 만들어 드리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이 되지 않을뿐더러, 참 보람찬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어르신 분들의 안위를 주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 사고 방지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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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해야만 했던 어르신들의 이야기, 어쩌면 내 이웃의, 더 나아가 내 미래가 될 지도 모를 이야기. 모두의 작은 관심을 통해 조금씩 개선되어가는 사회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소홀했던 내 주변 사람들에게 안부 전화 한 통,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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