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중앙회에 비판 기고 "바다, 생명체 키워내는 자궁 당장 돈만 생각하면 안돼"

"바닷모래를 옮기지 마시라. 당장의 돈 말고 멸치의 반짝이는 비늘이나 맛있는 멸칫국물을 생각하시라."

황교익(55) 맛 칼럼니스트가 바닷모래 채취를 비판했다. 수협중앙회에서 운영하는 '어업 in 수산' 홈페이지 특별기고 글을 통해서다.

황 씨는 고향 마산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내며 "어릴 적 놀이터이던 마산만이 망가져 나간 것을 나는 목격하였다. 간척사업과 산업 오·폐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진해·고성도 사정이 비슷하였다. 당장에 돈을 벌어야 한다고 바닷가에 공해업체들을 불러들인 결과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남해에서 멸치를 비롯한 여러 물고기가 확 줄어든 까닭은 바닷모래를 파내었기 때문이라고 추정하는 것은 합리적이다"며 "바닷모래는 여기에 사는 온갖 것들이 알을 낳고 어린 생명체를 키워내는 자궁 같은 곳이다. 바닷모래를 퍼내니 불임의 바다로 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마산 출신 황교익 맛칼럼니스트가 수협중앙회 기고 글을 통해 "바닷모래 채취로 불임의 바다로 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남도민일보 DB

황 씨는 "바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모래 채취는 멈추지 않고 있다. 4대 강 사업 한다고 퍼 올린 강모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도 굳이 바다에서 건져내겠다는 것은 당장에 돈이 되기 때문이다"며 "그냥 '돈이 되기 때문'이 아니라 '당장 돈이 되기 때문'이다. 하루살이 심정으로 살아가겠다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장의 돈 말고 멸치의 반짝이는 비늘이나 맛있는 멸칫국물을 생각하시라. 느낌이 잘 오지 않으면 거제나 통영의 바다에 발을 담그고 바닷모래를 느껴보시라. 바다 생명체의 파닥거림이 전해올 것이다"며 "지금이 아니라 우리는 아주아주 오랫동안 이들 바닷모래 생명체와 함께 살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남해안 어민들은 바닷모래 채취 연장 움직임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 정부 이후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바닷모래는 국가 자산이고 국민 자산이다"며 김현미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과 협의할 뜻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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