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경제포럼 조찬세미나 강병중 넥센 회장 강연
"각 지역 개별 경쟁 힘들어 동남권 상생 발전 이뤄야"

"EU를 왜 만들었겠나. 중국, 미국, 러시아 같은 거대 국 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수도권 집중에 맞서려면 경남·부산·울산이 똘똘 뭉쳐야 한다."

강병중(78) ㈜넥센 회장은 22일 오전 7시 창원호텔에서 열린 제204차 경남경제포럼 조찬세미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동남권 발전과 우리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한 강 회장은 동남권 상생 발전을 제안했다.

그는 "1960년대 20.8%였던 수도권 인구는 현재 49%로 늘었고, 동남권 인구는 16.7%에서 15.8%로 낮아졌다"며 자금과 일자리 등이 수도권으로 쏠리는 현상을 우려했다.

특히 일찍이 제정된 수도권 정비계획법이 유명무실함을 지적했다. 강 회장은 "수도권에 공장을 짓지 못하니 수도권과 가까운 충청도가 가장 큰 혜택을 받았다"며 "충남을 비롯한 전북, 충북 등은 정책적으로 발전을 이뤘지만 동남권은 기계산업만 믿고 성장하지 못했다"고 했다.

강병중 ㈜넥센 회장이 22일 오전 7시 창원호텔에서 열린 제204차 경남경제포럼 조찬세미나에서 '동남권 발전과 우리의 역할'이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김해수 기자

실제 1995년 이후 20년간 지역 내 총생산(GRDP) 성장률을 살펴보면 전국 평균 239%가 성장했다. 가장 크게 성장한 곳은 충남으로 GRDP가 475% 성장했고 경기 327%, 충북 240%, 경북 238% 순이었다.

반면 동남권인 경남지역 GRDP 성장률은 104%, 부산은 173%, 울산은 154%로 평균 이하 수준이었다. 비슷한 시기 취업률 역시 전국 평균 30.3%가 늘었으나 경남은 -0.6%, 부산은 -2.5%를 기록했다.

강 회장은 그동안 부진을 역전하려면 동남권이 상생 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했다. 예로 일본 간사이 광역 연합 성공사례를 들었다.

강 회장은 "과거 일본 정부는 비대한 도쿄를 규제했고, 오사카 지역이 양대 축으로 성장하면서 지역 균형을 이뤘다"며 "이후 일본 정치권이 규제를 풀었고, 규제가 없어지자 오사카 지역 인구와 기업이 다시 도쿄로 유출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했다.

그는 "위기를 느낀 오사카 지역은 오사카만으로 경쟁할 수 없다고 생각해 효고현, 시가현 등 7개 지자체와 간사이 광역 연합을 결성했다"며 "이들은 개별 도시보다 '간사이'라는 공동 브랜드를 내세우며 공동행정과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후 간사이 광역 연합 지역 내 총생산도 크게 늘었다. 2012년 기준 일본 전체의 16%를 차지했고, 2040년에는 25%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강 회장은 경남과 부산, 울산이 하나였음을 강조하며 인구 800만 동남권 광역 연합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과 수도권 격차가 심각해져 각자가 수도권과 경쟁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며 "동남권이 상생 발전해야 수도권 공화국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작은 것부터 하면 된다"면서 관광을 예로 들었다.

강 회장은 "부산에 온 관광객들을 경남, 울산 관광지까지 둘러볼 수 있도록 여행 패키지를 만드는 정도는 세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면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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