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시범 행사서 지적된 문제점 놓고 개선책 찾기
박영주 연구원 "현충시설 성격 달라서 포함 무리"

안상수 창원시장이 '2018년 창원방문의 해'에 맞춰 민주성지 유적 홍보에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발맞춰 민주성지·현충시설 탐방이 시동을 걸었고, 지역 사회의 기대도 크다. 하지만 개선할 점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탐방의 정체성, 깊이 있는 콘텐츠, 유적 관리 부실 등이 꼽힌다.

21일 창원시 민주성지담당 관계자는 탐방코스를 두고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가자 연령별 코스 분류·개발, 시티투어버스 운행, 인근 관광지 연계 방안 등이 고민하는 지점이라고 했다.

역사학자는 '관광 자원화를 위한 무리수'라고 지적했다.

22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에 있는 3·15의거발원지 안내판은 전봇대에 붙어 있으며, 광고 스티커를 붙이고 뗀 흔적 등으로 훼손된 모습이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박영주 경남대박물관 연구원은 "사실 민주화운동 유적과 현충시설이 눈으로 볼거리는 없어 특별히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닌 한 탐방을 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 같다"며 "따라서 최소한 역사적 배경 이해를 위해 당시 상황과 그것이 현재 지역 또는 대한민국에서 어떤 의미로 연결되고 역사적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 전반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해설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현충시설과 민주화운동 유적의 성격이 달라 함께 코스로 탐방하는 것에 대해 애매하다는 의견을 냈다. 대신 명칭을 '지역 역사교육'이라 하고 창원·마산·진해에서 일어난 항일운동 현장과 독립운동가 이야기를 포함하는 방향을 제안했다. 민주·저항정신은 일제강점기에 시작된 것이라는 측면에서다.

깊이 있는 콘텐츠도 필요하다. 1차 탐방에서 김영만·김경년 해설가의 지역과 유적, 인물에 대한 숨은 이야기가 시민 반응이 좋았다.

예컨대 '김주열 열사가 왜 마산에 오게 됐나' 하는 이야기다. 김영만 전 회장은 "옛날에 전라도 남원에서 김주열이 왜 마산에 왔을까요?"라면서 "지역감정? 당시엔 그런 게 없었다. 당시 남원에서 와 마산상고를 다니던 선배가 김주열에게 '여기 와서 학교 다니고 은행에 취업해라'라고 추천해줘서 왔던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 참가자는 "3·15, 4·19, 김주열 등 많이 들었던 이야기지만 이렇게 속 이야기를 들었을 때 더 와 닿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성지 유적 안내 표지와 관리 부실 문제도 탐방 첫날 곧바로 드러났다.

오동동 3·15의거발원지 표석은 상인의 차량 아래 묻혀 있었고, 3·15의거기념사업회가 바로 옆 전봇대에 설치한 안내판은 광고 스티커를 붙였다 뗀 흔적 등으로 너덜너덜했다. 또 옛 남성동파출소 앞 제53주년 3·15의거기념비도 정비가 필요해보였다. 이날 탐방 중 한 참가자는 "여기 차 없는 거리라면서 왜 차가 다니나"라고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김경년 마을활동가는 "유적 코스를 제대로 홍보하고 구분하기 위한 통일된 공공디자인으로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행정의 의지 또한 중요하다. 이날 해설사들은 탐방 하루 전날 오후에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부마민주항쟁 시원석은 결국 이를 설명해줄 마땅한 이를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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