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의원 중용될까…부담 커지는 여권
친박계·복당파 협력할 듯…내년 도지사 선거 벌써 주목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자유한국당 대표로 선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남 정치권에 미칠 파장이 벌써 주목되고 있다. 오는 7월 3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홍 전 지사를 비롯해 원유철·신상진 의원이 도전장을 내민 상태이나 대세는 이미 기울었다는 게 당 안팎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한국당이 '홍준표 체제'로 재편되면 그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집단은 역시 홍 전 지사와 가까운 경남지역 국회의원들이다. 잘 알려진 대로 홍 전 지사는 뚜렷한 자기 세력(계파)이 없다. 자연히 평소 교류가 잦고 친분이 있는 도내 의원들이 다양한 자리에 등용될 공산이 높다.

지난 대통령선거가 그랬다. 홍 전 지사 최측근인 윤한홍(창원 마산회원) 의원이 후보 비서실장에 임명된 것을 필두로 이주영(창원 마산합포·공동선대위원장)·박완수(창원 의창·선대위 공동의장)·김성찬(창원 진해·국가안보위원장) 의원이 요직을 맡아 선거를 이끌었다. 이외에도 친박계로 분류되는 윤영석(양산 갑)·박대출(진주 갑)·엄용수(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이 각각 한반도통일특위 위원장과 공보단장, 조직본부 부본부장으로 홍 전 지사를 도왔다.

물론 대선과 당 운영은 다르다. 대선은 홍 전 지사 말처럼 '지겟작대기'도 필요한 판이었으나 지금은 '인적 청산'과 '보수 혁신'이 화두인 국면이다. 탕평보다는 측근이나 우호세력을 전면 배치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선거 때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박완수 의원은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 박 의원은 "대선 패배에 책임 있는 분들은 당 대표 출마를 자제해야 한다"(지난 4일 페이스북)고 홍 전 지사에게 직격탄까지 날린 상태다. 초선의원 모임 간사와 최고위원·비상대책위원을 역임하는 등 당내 존재감이 상당한 박 의원이지만 홍 전 지사와 대척점에 선 이상 포용이나 중용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당 대선 조직에는 이름이 없으나 모종의 역할이 전망되는 인사는 4선의 김재경(진주 을) 의원이다.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다가 다시 한국당으로 돌아온 김 의원은 홍 전 지사가 '영입'한 인물이나 마찬가지다. 함께 복당한 이군현(통영·고성)·여상규(사천·남해·하동) 의원도 물론 홍 전 지사와 협력 관계가 될 수 있다.

여권과 정의당 입장에서 관심이 집중되는 문제는 역시 내년 지방선거일 것이다. 홍 전 지사의 '재등장'이 경남도지사 선거를 비롯한 각 지역 선거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판알을 튕겨보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일장일단이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지난해 총선이 그러했듯 '홍준표 변수'가 여권(당시 야권)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이번 대선 경남에서 홍 전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근소한 차로나마 꺾은 건 큰 부담이다. 옛 창원과 김해·양산·거제 등 여권 지지세가 강한 곳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고전을 면치 못할 수 있다.

도내 한국당 한 의원은 "선거는 '누가 잘하느냐'보다 '누가 못하느냐'의 게임"이라며 "지금은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높지만 실정이 쌓이고 쌓이면 한국당도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지방선거 또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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