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범죄가 갈수록 난폭해지고 있다. 경찰을 비롯한 청소년 범죄 예방을 위한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나 흉포화하고 있는 범죄 경향에 대해 적절한 대책 강구가 절실해 보인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청소년들로 하여금 범죄의 수렁에 빠지게 하는 유인 요인들이 너무나 많다. 선정적이며 폭력을 미화하는 미디어를 비롯한 인터넷 게임과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줄지 않는 현행 교육제도는 청소년들을 너무나 쉽게 범죄로 유인한다는 지적도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최근 난폭해지는 청소년 범죄에서 특기해야 할 부분은 유흥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려고 폭력을 휘두르는 행태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경찰에 입건된 사례는 이러한 경향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70대 할머니에게 맥주병을 휘둘러 140만 원 상당을 갈취한 것이나 지폐교환기를 부수고 현금을 훔친 사례, 편의점에서 현금을 훔친 것 등은 예전의 청소년 범죄에서 보기 어려운 행태이며 이들이 돈이 필요해서 대담하게 범죄 행각을 벌인 것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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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체포 자료 사진./연합뉴스

청소년 범죄 전문가들은 이러한 범죄 행태는 어른들을 흉내 내는 것이며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우리 사회는 청소년들이 마음만 먹으면 너무나 쉽게 어른들의 유흥에 접근할 수 있다. 청소년들의 접근을 방지하고자 하는 법은 있으나 마나 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사회적 풍조도 청소년들을 극단적인 범죄를 저지르도록 유인하고 있다. 학교와 단절되는 학생이 늘어나게 되어 있는 현행 교육제도 또한 어른들이 만든 것이다.

청소년은 우리 사회가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도심 어디에도 청소년들이 건전하게 여가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없다. 놀 곳이 없고 교육경쟁에서 뒤처진 청소년들은 자연히 어른들의 문화를 흉내 내려고 하는 것이다. 청소년 범죄를 법으로 막으려는 시도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청소년들이 제대로 성장하게 하려면 우리 사회의 토양을 그것에 맞게 바꾸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어른들이 염치를 알고 청소년들을 배려하는 문화가 있어야 막가자식의 질주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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