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기원 예정지 환경 문제·경남문예진흥원 인력 유출 우려

홍준표 전 지사가 추진한 각종 도 산하기관 이전 재배치와 관련해 경남도의회 해당 기관 소관 상임위원장들이 잇달아 문제를 제기해 눈길을 끈다.

◇진주 반성 이전 예정 도농업기술원 터 부적합 = 현재 진주시 초전동에 자리한 경상남도농업기술원은 인근 지역 신도시 개발로 작물 연구에 차질을 빚게 돼 지난 2014년부터 이전이 추진돼 왔다. 현재 이전 관련 용역이 마무리 단계로, 시는 올해 초 도 농업기술원 이전대상지 토지거래계약에 관한 허가구역을 지정했다.

허가구역은 이반성면 가산·대천리, 일반성면 개암리 일원 788필지 0.9㎢ 규모다.

21일 도의회 2017년 제1차 추경 도청 소관 예결특위 심의에서 예상원(바른정당·밀양2) 농해양수산위원장은 해당 터와 관련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이전 예정지를 답사한 예 위원장은 "이전 예정지는 인근 하천보다 지대가 낮고 해당 터 3분의 1 가량은 웅덩이를 매립해 논으로 만든 곳"이라면서 "침수가 잦고 건물 등에 물이 스며들 가능성이 크다. 특히 농작물 육종, 육성 연구 등을 하는 데 매우 적합하지 않은 땅"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물구덩이를 메워 경작지를 만들어 논농사도 1모작밖에 안 되고 밭농사는 아예 할 수 없다는 게 이 지역 어르신들 설명"이라고 덧붙였다.

예 위원장은 또한 "인근 경상남도수목원에는 재선충, 꽃매미 등 식물 생장에 큰 피해를 주는 외래충이 많다"면서 "이들 해충은 월동으로 개체수를 마구 늘린 다음 봄철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되는데 이때 인근 농업기술원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예 위원장은 이를 근거로 "농사도 안 되는 곳에 굳이 농업기술원을 이전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진주는 도청 서부청사도 있고, 각종 정부 공공기관도 많다. 이 점을 고려해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의령 등 들이 넓고 논이 많은 곳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조규일 서부부지사는 "아직 용역이 완료되지 않은 바 위원장 지적 사향을 고려해서 해당 내용이 반영될 수 있도록, 걱정하는 부분이 해소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합천 이전 예정 도문화예술진흥원 인력 유출 심각 = 경남문화예술진흥원 합천군 이전이 도 문화예술 정책 컨트롤타워로서 진흥원 역할 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20일 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도 추경안 상임위 예비심사에서 이성애(자유한국당·비례) 문화복지위원장은 이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최근 진흥원 직원 중 5명이 창원문화재단 채용에 응시해 2명이 합격, 이직했다"면서 "상식적으로 기초자치단체 문예진흥기관에 있는 사람이 광역단위로 옮겨가는 일이 많은데 진흥원은 그 반대"라고 지적했다.

실제 진흥원에서 일하던 기간제 인력 1명, 정규직 인력 1명이 지난 1일 창원문화재단으로 이직해 각각 공연예술팀, 전통문화팀에 배속돼 업무를 하고 있다.

반면 진흥원은 필요로 하는 정규직 총 정원이 25명임에도 현재 17명만 근무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 같은 인력 유출 원인이 진흥원 합천 이전에 있는 게 아니냐"면서 "이로 말미암은 도 문화예술진흥 정책 퇴보를 막을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또한 "진흥원 인력이 정원에 미달해 업무량이 많은데 임금마저도 타 시·도 문예진흥기관보다 턱없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 같은 사정인데도 합천까지 출퇴근 시간만 도합 3시간이나 소요되는 열악한 근무환경이 더해지게 된 마당에 직원들이 의욕을 가지고 도 문예진흥을 위해 일할 수 있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도 관계자는 "현재 그 부분에 대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카풀이나 유연근무제 도입 등 직원들 불편함을 없애는 방안에 어떤 게 있는지 여러 방면에서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이성애 위원장은 이 같은 답변에 "직원들이 열심히 해서 문화체육관광부 공모 사업을 따 와도 일할 사람이 없다. 오히려 공모 사업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이라면서 "인력, 임금, 복지 등 분야 개선을 진지하게 검토해 타 시·도 평균에라도 맞춰달라"고 추가로 당부했다.

한편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홍준표 전 지사가 이사장이던 지난해 6월 홍 전 지사 모교인 합천군 덕곡면 학리 폐교된 학남초교 자리로 신축 이전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도의회 동의를 구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오는 11월 청사 입주를 목표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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