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m 아래 추락 1명 사망 1명 부상 경찰, 사고 전후 CCTV 확인 중
최근 정밀안전검사 조건부 합격 오늘 현장 확인 '결함 여부'조사

창원시 성산구 한 상가 1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기 전 문이 열려 2명이 아래로 떨어져 1명이 숨지고 한 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 18일 오전 2시 42분께 창원시 성산구 한 상가 1층에서 ㄱ(30) 씨와 ㄴ(30) 씨가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기 전 문이 열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탑승하려다 차례로 지하 5m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ㄱ 씨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숨졌으며, ㄴ 씨는 가슴 쪽으로 뼈만 부러지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상가 근처에서 술을 마셨으며, 대학 동창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확보한 18일 사고 당시 엘리베이터 앞 CCTV를 보면 사건이 벌어지는 시간까지는 채 40초도 걸리지 않았다.

사고가 난 엘리베이터.

이 CCTV를 보면 오전 2시 42분께 ㄱ·ㄴ·ㄷ 씨가 등장한다. 역시 같은 대학 동창인 ㄷ 씨가 ㄱ·ㄴ 씨를 엘리베이터에 태워서 4층 모텔로 들여보내고자 먼저 버튼을 누르고,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다시 여러 번 버튼을 누른다. 그러면서 ㄱ·ㄴ 씨에게 타라고 손짓하자 ㄱ·ㄴ 씨도 자연스럽게 엘리베이터 문 쪽으로 향하고 나서 들어간다. 이후 엘리베이터 안을 살펴보던 ㄷ 씨는 소스라치듯 건물 밖으로 달려나간다.

하지만 CCTV 화면이 엘리베이터 쪽 전체까지 보이지 않아 이들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 등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수사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어떤 원인에 의해 열렸는지를 밝혀내는 게 핵심이 되고 있다.

ㄴ 씨와 ㄷ 씨는 19일 경찰 조사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자 기다리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상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20일 "사고가 나기 전 2분 전에도 엘리베이터가 정상 운행됐고, 사고가 난 이후 구급차가 올 때도 엘리베이터는 정상적으로 움직였다"며 "우리 상가에는 엘리베이터를 유지·보수·점검하는 업체 직원 7명이 24시간 근무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런 큰 사고는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사고 당시 CCTV뿐만 아니라 사고가 나기 전후 CCTV까지 확보해 들여다볼 계획이다.

이 엘리베이터는 1996년 11월 설치돼 운행되고 있으며, 지난 12일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정밀안전검사(3년에 한 번 검사)에서 '조건부 합격'을 받았다.

조건부 합격은 엘리베이터 운행 안전과 관련이 없는 항목에서 경미한 사항이 발견되면 일정 기간을 부여하고 현장 확인 뒤 합격 여부 판정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이와 함께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1년에 한 번 정기검사를 하고 주요 부품 교체, 제어 방식 변경, 엘리베이터 운행 속도 변경 등에는 수시검사를 한다.

앞서 경찰은 19일 오전 11시 30분께 사고 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승강기안전공단과 합동으로 현장감식을 벌였다.

조상윤 창원중부경찰서 형사과장은 "엘리베이터 유지·보수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며 "엘리베이터 결함 여부, CCTV 등을 계속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1일 오전 9시 승강기관리센터에서 현장 확인을 통해 엘리베이터 결함 여부를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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