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병으로 내리치고, 지폐교환기 부수고, 조건 만남 가장해 어른 돈 강탈하기도
'어른들 하는 짓' 미디어에서 배웠기 때문

10대 청소년 범죄가 갈수록 대담해지고 잔혹해지고 있다. 전문가는 결국 '어른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지난 17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한 가게에서 70대 여성에게 맥주병를 휘둘러 상해를 입히고 140만 원 상당 금목걸이를 빼앗은 혐의로 ㄱ(17)·ㄴ(17)·ㄷ(16) 군이 경찰에 붙잡혔다. 가게 주인 ㄹ(여·75) 씨는 6바늘을 꿰매고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마산합포구 한 청소년쉼터에서 알게 된 이들은 빼앗은 금목걸이는 마산합포구 한 금은방에서 100만 원에 팔아 나눠 가진 뒤 사설 스포츠토토 등에 탕진했다. 경찰은 이들이 택시를 타고 이동한 사실을 확인하고 추적해 19일 구속했다.

img_20140110164417_87f62389.jpg
▲ 청소년 체포 자료 사진./연합뉴스

또 지난 14일 창원·김해·밀양지역 인형뽑기방 4곳에서 지폐 교환기를 부수고 현금을 훔친 혐의로 10대 2명이 구속, 1명이 불구속 입건됐고, 지난 4월 진해 한 편의점에서는 종업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계산대에 있던 현금 825만 원을 훔친 혐의로 10대 2명이 구속됐다. 또 지난 2월 함안에서는 스마트폰 채팅 어플에서 조건 만남을 가장해 50대 남성을 유인, 현금 170만 원을 강탈한 혐의로 20대와 10대 남녀 4명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처럼 10대 청소년 범죄가 갈수록 대담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청소년 상담 전문가는 이것이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창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노미애 팀장은 "우리 사회가 청소년 범죄를 보고 과감하고 난폭해진다고 하지만 과연 청소년만의 문제인가 짚어봐야 한다"며 "청소년기 특성 자체가 모방하고 호기심이 많고 과시하고 싶은 마음이 클 때인데, TV나 인터넷에서나 보고 배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소년 인성 문제를 말하기 전에 어른들의 인성 문제를 말해야 한다"면서 "어른들에게 무시 당하고 억압 당할 때 청소년에게 올바른 인성 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