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신문 필통]내신·입시 경쟁 내몰린 시대
전체 학생 1.1% 학업중단 선택
뚜렷한 목표·책임감 필수 조건

1학기 중간고사 시험점수 결과지를 받아들고 성적이 생각에 미치지 못한 학생들은 마음이 심란하다.

'다음 학기에는 잘해야지' 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퇴할까'라고 심각하게 생각하는 이도 있다. 자퇴는 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 정도는 생각해 봤을 고민이다.

예전에는 학교에 적응 못 하는 학생이나 일부 '문제아'만 자퇴를 했지만 요즘은 다르다. 획일적인 학교 입시보다 자퇴를 해서 자체적으로 진로를 고민하는 게 실질적이고 더 효과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문계 고등학교에 들어오고 싶지 않았지만 부모님에게 강제로 떠밀려 온 학생들은 더더욱 자퇴에 대한 고민이 깊다.

하지만, 자퇴 결정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학교생활 그 이상의 준비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 자퇴 학생 비율은 얼마나 될까? 2016년 교육부 발표 자료에는 전체 학생 중 1.1%가 학업중단 학생으로 나타났다.(학업중단이 꼭 자퇴인 것은 아님 - 편집자 주) 자퇴를 왜 하는지, 자퇴 후 어떤 생활을 하는지 실제 자퇴한 학생 A군과 B군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우선 어떤 이유로 자퇴를 했는지 물었다.

"내신싸움으로 지치기도 했고, 제가 원하는 진로를 가는데 검정고시 전형으로도 쉽게 갈 수 있다 판단되어서 자퇴를 하게 되었어요."(A군)

"학교 수업방식과 제 스타일이 전혀 맞지 않고 성적 때문에 고민을 너무 많이 하게 돼서 자퇴했어요."(B군)

다음으로, 자퇴 후에 어떤 생활을 하는지도 물었다.

"검정고시 합격하고 나서 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 운동이나 예체능 같은 걸 배우러 다니고 있어요. 물론 대학 진학 준비도 하고 있죠."(A군)

"자퇴를 하고 나서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하루하루 생활하고 있어요."(B군)

두 친구는 내신관련 학업 부담이 공통적인 자퇴 이유였다. 수시가 정시보다 비중이 높아지는 현실에 내신이 갈수록 중요해졌다. 내신에서 좋은 성적을 쌓지 못하는 학생의 스트레스는 높아만 가고 입시에 대한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단순히 학교를 벗어나는 목적으로 자퇴를 고민하는 것은 좋은 결과를 낳지 못한다. 자퇴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확실하다. 뚜렷한 목표가 전제 조건이다.

학교는 그냥 주어진 일들이 많지만 자퇴는 내가 모든 것을 준비하고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준비와 계획이 없는 자퇴는 순간적인 도피일 뿐이다.

/배찬휘(진주고 2)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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