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op, 모차르트 K 작곡가마다 다른 작품번호
오푸스 줄임말 '작품번호'
작품 정리한 사람 이름 붙이기도

올해는 베토벤 서거 190주년이다. 그래서일까. 공연 규모와 상관없이 베토벤 곡을 중심에 놓은 연주회가 성황이다.

지난 3월 31일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2017 통영국제음악제 개막공연에도 베토벤 교향곡이 등장했다.

환희와 인류애를 상징하는 이 곡은 베토벤 교향곡 '합창'이었다. 합창이란 제목에는 'No. 9 op.125'가 붙는다. 9와 125라는 숫자 앞에 붙은 영어는 무슨 뜻일까.

'op'는 오푸스(opus)를 줄인 말이다. '작품'이라는 뜻이다. 만들어지거나 발표된 곡에 숫자와 함께 붙어 작품번호를 말해준다.

'No'는 그 작품 속에서 해당 곡이 지닌 번호를 의미한다. 'No. 9 op.125'는 작품 125의 9번이라는 뜻.

작품번호 약어는 오푸스뿐만이 아니다. 바흐는 BMW, 헨델은 HWV, 모차르트는 K, 슈베르트는 D, 하이든은 Hob, 리스트는 S, 비발디는 RV가 붙는다.

유명 작곡가 작품번호는 보통 그 작곡가 작품을 연구하고 분류한 학자 이름을 쓴다.

K는 모차르트 연구가 루트비히 폰 쾨헬 이름에서 따왔다. D는 오토 에리히 도이치. K는 가끔 KV로 쓰기도 한다. 쾨헬 작품목록이라는 뜻이다.

마찬가지 하이든 음악을 정리한 안토니 판 호보켄에서 Hob, 리스트 곡에 작품번호를 붙인 험프리 설에서 S를 따왔다.

RV는 피터 리용이 붙인 '리용 번호(Ryom Verzeichnis)'라는 의미다. 다만 비발디의 경우, 모든 작품이 리용 번호를 쓰지는 않는다. 오푸스가 붙을 때도 있고, P가 붙을 때도 있다. P는 팡시에르 번호다.

바흐와 헨델 작품 번호 약어 BMW, HWV는 각각 '바흐 베르케 페어차이히니스(Bach Werke Verzeichnis)', '헨델 베르케 페어차이히니스(Handel Werke Verzeichnis)'를 줄인 말이다.

독일어로 각각 바흐 작품 목록, 헨델 작품 목록이라는 뜻이다. 참고로 바흐 음악은 음악학자 볼프강 슈미더가, 헨델 음악은 음악학자 베른트 바젤트가 정리했다.

곡명을 읽을 수 있다면 이제 클래식과 친해질 시간. 창원 음악감상실 파랑새 이원우 대표간사에게 클래식 입문용으로 괜찮은 음악을 추천받았다.

그는 우선 대편성곡 음악을 들어보라고 말했다. 소품곡은 광고나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매체에서 쉽게 들을 수 있기에 자칫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가장 먼저 추천한 곡은 역시 베토벤. 그는 교향곡 No.5 op.67 '운명'을 권했다. '빠바바밤' 강렬하게 시작하는 그 곡이다.

가장 유명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볼 기회가 많지는 않다는 것이 추천 이유다.

두 번째 추천 곡은 이 간사가 애청하는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 핀란드 작곡가 시벨리우스 작품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곡 중 하나다.

러시아에 저항하는 민중 운동이 활발하던 때 만들어진 이 곡은 러시아 정부로부터 연주 금지를 당했다. '핀란디아'라는 이름을 달고 연주할 수 있었던 때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핀란드가 독립하고 난 후부터다.

이 간사는 웬만하면 공연장에서 직접 클래식을 들어보라고 조언했다. 무료 공연이 꽤 많으니, 이를 활용하는 방법도 좋겠다. 공연예절을 잊지 말고, 공연이 훌륭했다면 박수를 아끼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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