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정부는 지원 소비자는 외면 왜?] (3) 우수 전통시장은 무엇이 다른가
소비자신고센터 운영 뒤 효과, 상인-손님 반응 모두 '긍정적'
고객소리함·카드단말기 설치…서비스 개선으로 '활로'찾아야

경남 도내 상설 전통시장 137개가 모두 불편하진 않다. 소액결제나 상품교환 등도 원활히 이뤄지고 카드결제도 안되는 곳보단 되는 곳이 더 많다.

전통시장도 '세금 먹는 하마'라는 지적에 개선의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다만 그 노력에 비해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그렇다면 다른 시·도 전통시장 중 소비자 인식 제고에 성공한 시장은 어떤 제도를 시행 중일까? 또 도내 우수시장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소비자 불만 최소화하려는 전통시장 = 안양남부시장은 소비자 불만신고센터를 운영한다. 남부시장이 소비자 불만신고센터를 운영한 뒤 상인, 소비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줬다. 소비자가 불편함을 느낀 부분에 대한 개선도 전보다 원활하게 이뤄졌고 소비자도 바뀌어가는 시장 모습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안양남부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경남도민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소비자 불만신고센터가 전통시장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됐다"며 "과거에는 전통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느끼는 불만사항은 많았지만 마땅히 불만을 제기할 곳이 없었다. 지금 남부시장은 소비자와 상인 모두가 불만신고센터 덕분에 큰 활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소비자불만신고센터는 다른 전통시장 관리사무소와 비슷하지만 다른 역할을 한다. 소비자가 남부시장에서 느낀 불만을 전달하면 상인회에서 상인에게 의견을 전달한다. 가령, 전통시장에서 구매한 제품 질이 나쁘면 소비자는 즉시 교환 및 환불을 받을 수 있다. 상인회는 판매자에게 경고를 주고 시정명령을 내린다. 소비자들은 상인회가 적극적인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믿고 찾는 전통시장이 될 수 있다.

서울 통인시장은 소액결제에 재미를 섞어 소비자들 반응이 폭발적인 전통시장이다. 통인시장은 골목형 재래시장으로 대부분 전통시장과 마찬가지로 2000년을 전후로 퇴로를 걸었으나 2010년 서울시와 종로구가 주관한 '서울형 문화시장'으로 선정되면서 변화를 맞았다. 엽전시장으로 인기를 끌면서 연간 방문객이 2012년 5만여 명에서 2015년에는 20만 명에 이를 정도로 해마다 관광객이 늘면서 전통시장이 활성화됐다.

엽전은 한 냥에 500원으로 현금과 카드로 구매가 가능하다. 젊은 소비자들에게 엽전은 현금을 대신할 수 있을뿐더러 환불까지 가능하니 유용한 소비패턴으로 쓰인다.

경남지역 전통시장 역시 서비스 개선에 노력을 기울인다. 그중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전통시장이 눈에 띈다. 삼천포 용궁수산시장은 배송서비스 부문 전국 우수시장에 선정될 정도로 활용도가 높은 시장 중 하나다. /경남도민일보 DB

◇경남 우수 전통시장은 어떤 노력 기울이나 = 경남 전통시장 역시 서비스 개선에 노력을 기울인다.

우선적으로 보이는 것은 배달서비스를 운영하는 전통시장이다. 창원 반송시장, 창원 봉곡시장, 마산 어시장 내 수산시장, 통영 북신전통시장, 사천 삼천포 용궁수산시장으로 총 5곳이다. 삼천포 용궁수산시장은 배송서비스 부문 전국 우수시장에 선정될 정도로 활용도가 높은 시장 중 하나다.

창원 명서시장은 타 시장보다 깔끔한 인상을 주는 외관과 주차장 시설이 잘 갖춰진 전통시장 중 하나다. 시장소식을 전할 수 있는 부스를 따로 설치해 시장에서 열리는 행사 정보를 제공하고 고객소리함을 운영해 불편함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또 보이는 라디오로 소비자와 상인 모두에게 즐거움을 준다. 아케이드 천장에 전시된 하늘조각은 밋밋한 외관을 꾸며줘 소비자가 걷는 거리를 밝게 비춰준다.

명서시장 남상학 회장은 "카드단말기가 100% 설치되지 않아 소비자들이 불만을 표할 때가 있는데 100% 카드단말기 설치를 통해 소비자를 위한 시장이 되려 한다"며 "또 빈점포가 생기는데 건물주와 협의해 임대료를 낮추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임대료가 낮아지면 판매물가도 덩달아 낮아질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와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 명서시장 한편에 마련된 부스. 시장 행사를 알아볼 수 있고, 고객 소리함을 통해 불편사항에 관한 의견을 듣고 있다.

꾸준히 문제로 거론되는 전통시장이 소비자를 위한 움직임이 적다는 지적에 대해 한 상인회 간부는 "꾸준히 노력하고 있지만 과정보다 성과가 적다. 적은 예산으로 최대효율을 내려고 머리를 맞대기도 한다"고 말했다.

진주상인회 관계자는 "상인과 소비자들이 느끼는 시각 차이로 인해 불친절하다는 인식이 강하긴 하지만 상인 모두가 소비자를 등한시하지 않는다"며 "대형마트와 비교하면 그 친절함이 체감상 미약할지라도 모두가 불친절하다는 편견은 지니지 말았음 한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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