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000명 대상 여론조사…내년 사격대회 인지 부족
명소·축제·숙박시설 등 관광여건 미흡 지적 많아

창원시가 2018년을 '창원방문의 해'로 설정하고 대시민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시민 사이에서는 시큰둥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 예로 창원시는 2018년을 창원 방문의 해로 정하면서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와 함께하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였지만, 정작 시가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시민 절반 이상이 내년에 창원에서 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열리는 걸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많은 외국인이 창원을 찾는 세계사격선수권대회를 기회로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핵심 시책인 관광활성화 정책의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인프라와 콘텐츠 등으로 '관광도시 창원'이라는 구호가 아직 시민들에게조차 잘 와 닿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는 지난 13일 '창원방문의 해 2018, 그 해법을 말한다'라는 주제로 시민 원탁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시는 이에 앞서 시민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사전 여론조사를 시행했는데, 응답 시민 52.5%가 '전반적인 창원관광 여건'에 대해 '보통'이라고 답했다. 특히 부정적 의견이 27.7%로 긍정적 의견 19.8%보다 더 많았다.

'전반적인 창원관광 여건'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한 사람 중 53.9%는 '창원 고유의 해양 콘텐츠 등 풍부한 볼거리와 먹거리(진해군항제·마산국화축제·향토음식)'를 꼽았고, 22.5%는 '창원시의 관광 인프라 확대에 힘쓰는 모습'을 들었다.

아직 미완이긴 하지만 현재진행형인 인프라 구축 사업과 창원시의 적극적인 홍보가 그나마 '긍정' 답변을 이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시민 35.6%는 '관광명소나 랜드마크, 대표축제, 먹거리가 없다'를 꼽았다. 이외에도 '완성도 낮은 관광 인프라(숙박, 주차공간, 교통망 부족, 문화공간 부족)', '낮은 관광도시 인지도', '자연 및 역사 유적의 관광아이템화 미흡', '구체적이고 특색있는 여행코스 설계가 어렵다', '체류형 프로그램이 없다' 등이 미흡한 점으로 거론됐다.

'창원' 하면 떠오르는 관광지가 없는 데다, '관광은 부산'이라는 인식이 강해 그저 한 번 스쳐 지나가는 도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시민 대부분은 유·무형의 관광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었다.

숙박과 대중교통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응답이 45.4%를 차지했고 '도로망 등 접근성 개선', '서비스 마인드 개선', '먹거리 상품 개발' 등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상남동 등 창원지역에 산재한 유흥업소 집결 지역을 쾌적한 저가형 숙박 시설 단지로 탈바꿈시킨다든지 편리한 대중교통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건 당장 창원시민의 삶의 질 향상 문제와도 직결된 것이기도 한 셈이다. 당장의 성과를 위한 캠페인성 구호보다는 도시 인프라·콘텐츠 구축에 내실있게 임해야 한다는 뜻으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이는 관광활성화 정책이 궁극적으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려면 어떤 시책이 필요한지에 대한 응답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응답 시민 22.5%는 '숙박시설 개선'을 꼽았고 '창원형 맛집 발굴·홍보(21.7%)', '재래시장 먹거리 특화(19.4%)', '여행업 전반에서 신규 일자리 창출(18.6%)', '다양한 소상공인 우선 배려(13.2%)'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시민 의견에 대해 안상수 시장은 19일 간부회의 자리에서 "관광정책 진단을 통해 제시된 시민 의견은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정확하게 맥을 짚고 있었다. 예를 들면 창원 공원들의 특색 부족, 숙박환경 문제, 대중교통 연계 문제, 인프라 미흡 등 평소 시민들이 느끼는 불편 사항 등이 나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안 시장은 "토론회에서 도출된 시민 의견을 정리해서 이를 적극 반영해 나가는 한편 시는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추진력을 가지고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독려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