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불안 확산돼 제작 착수
활성단층 현황 등 정보 담아
연구지역 중 고위험지 없어

양산시가 도내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지진 지도를 만들었다.

시는 인근 경북 경주에서 강력한 지진과 여진이 계속되고, 양산단층대 존재 사실이 부각되자 지난해 11월 28일 부산대 지진재해산업자원연구소에 지진 재난 대응체계 수립 용역을 의뢰했다. 그 결과 용역 의뢰 6개월 만인 최근 지진 관련 정보를 담은 지진 지도 제작을 완성했다.

지도 분석 결과 양산은 울산과 경주 등 다른 지역보다 지진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지진 가능성이 큰 단층대가 발견되는 등 앞으로 지진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지도에 따르면 양산은 1970년대 지진 계측 이후 동면 남동부 일대에서 1996년과 1997년 규모 2.8과 2.7의 지진이 두 차례 발생했다. 역사적으로는 고려사 기록에서 서기 936년과 1393년 사이 규모 6∼7에 해당하는 지진이 발생했다.

최근에는 월평 1·2단층, 웅상단층, 소토리단층, 교동단층, 다방단층 등 모두 6개 지점에서 활성단층 가능성이 큰 제4기 단층 노두가 발견됐다. 이 가운데 월평 1·2단층과 소토리단층은 4기 지층을 절단하고 있어 활성단층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소는 이들 지점에 대한 활성단층 여부와 지진 유발 가능성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진 발생 위험도 평가에서는 원동면 화제리, 원리, 용당리와 물금 신도시를 포함한 물금읍과 양주동, 석·금산 일대 동면 남·서부 지역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 지역이 낙동강 인근에서 연약 지반이 많아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양산 전체 연구지역을 대상으로 하면 지진 발생 때 고위험 지구로 분류되는 액상화 가능 지수 65를 넘는 곳은 없고, 이보다 낮거나 중간 정도로 평가됐다. 손문 부산대 교수는 "이번 용역은 그간 학계 등에서 조사가 이뤄진 곳만을 대상으로 해 활성단층 가능 지점 등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김경술 양산시 안전총괄과장은 "최근 경주 등 동남부권역에서 지진이 잦은 데다 양산 인근에 고리원전이 있어 시민이 불안해함에 따라 용역을 하게 됐다"며 "전문적인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진 지도는 건축·건설 등 여러 면에서 유용하게 쓰이게 되며, 지진 대비와 대응체계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지진 지도와 용역 결과를 토대로 지진 긴급 대피소 99개소와 지진 구호소 35개소를 지정했다. 또 자체 지진 매뉴얼도 새로 만드는 등 체계적 지진 대비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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