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경남도지사가 되려는 자천타천 후보군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보궐선거 없이 도지사 자리가 공석으로 남아 있어 무주공산으로 비쳐서인지, 30여 년 보수아성이 무너질 수 있다는 기대심리 때문인지 후보군의 면면에 대한 도민의 관심도 뜨겁다. 경남도민 처지에서는 모처럼 진영 논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고 민심을 아우르고 경남발전을 이끌 후보군이 넘쳐나는 것은 그 자체로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자칫 소리만 요란한 선거가 될 염려도 있다.

현재 도지사 후보군으로 떠오른 인물은 22명이다. 많은 후보가 등장하는 까닭은 경남의 정치지형이 그만큼 변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근혜 정권의 몰락과 촛불혁명, 홍준표 전 지사의 꼼수 사퇴에 따른 보궐선거 무산,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 등 도민의 정치적 성향은 어떤 형식으로든 변화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치권의 경남 정치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이른바 수성하려는 자유한국당과 쟁취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모든 정당이 부산·경남지역에서 승리가 정치적 교두보가 될 수 있어 사활을 걸고 도지사 선거에 임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한국당은 보수 아성을 지켜내야만 그나마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절박함이 있다.

따라서 현재 거론되는 한국당 소속 인물 중에서도 좀 더 무게감 있는 후보를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또한 김두관 전 지사의 중도하차로 홍준표 도정 시대를 열어주었다는 원망을 해소하고 보수아성을 무너뜨려야만 향후 정국을 무난하게 이끌기에 유리할 것이기 때문에 현재 떠오르는 인물들보다 더욱 참신한 인물을 찾을 공산이 높다.

경남의 정치적 위상이 중요해진 것은 도민으로서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그만큼 중앙의 정치논리에 휘말려 진작 경남 도정에 적합한 인물을 놓칠 위험도 있다. 현재 거론되는 인물들도 모두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경남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도민을 잘 아울러서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는가이다. 많이 등장하는 것은 고마우나 정작 필요한 덕목을 가리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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