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측 도로점유허가 일부만 신청해 상가-노점상 마찰
상가 "도움 안되고 피해만"…노점 "합법인 줄 알았다"

노점상과 인근 상가 영업주 마찰 속에 오동동 거리축제로 열린 한국공예문화예술 가요 페스티벌이 예정보다 6일을 앞당겨 막을 내렸다.

오동동 문화의거리와 문화광장에서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오동동 거리축제인 한국공예문화예술 가요 페스티벌이 열렸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오는 18일까지 축제가 이어져야 하지만 주최 측인 (사)한국공예문화예술연합이 도로점유허가를 제대로 받지 않아 축제는 이어지지 않는다.

엄밀히 말해 문화광장에서 열리는 가요 페스티벌은 일부 행사를 축소·삭제하며 끝을 맺었다.

하지만 오동동 문화의거리에 있는 노점상들은 축제 기간으로 정해진 18일까지 영업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12일에도 천막을 치고 장사를 하며 오동동 상가 상인과 마찰을 빚었다.

오동동 차없는거리 소방도로에서 영업하고 있는 노점상 모습. 노점상들이 친 천막에 인근 상가 간판이 보이지 않는다. /박종완 기자

상가 영업주와 노점상의 마찰은 주최 측이 도로점유허가를 문화광장만 받고 문화의거리는 받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한국공예문화예술연합은 창원시에서 관리하는 오동동 문화광장에는 도로점유허가를 냈으나 합포구청이 관리하는 오동동 문화의거리에는 도로점유허가를 신청하지 않았다.

때문에 오동동 문화의거리에 나온 노점상들은 불법영업을 하게 됐다.

이에 인근상가 상인들은 수차례 민원을 제기하며 노점상 영업 철회를 요구했다.

오동동상인회 이형배 사무국장은 "한국공예문화예술연합이 오동동 상권을 살리고자 이번 축제를 기획했는데 많은 민원이 구청과 창원시에 들어가면서 축제를 일찍 마치게 됐다"며 "주최 측이 좋은 취지로 축제를 진행한다는데 거절하긴 어려웠다. 제대로 축제가 진행됐으면 문제가 없었을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밝혔다.

오동동 상인회는 행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인들에게 불편함을 이해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상가 상인들에게 오해를 샀다.

일부 상인들은 상인회가 노점상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사무국장은 "이번 일 때문에 오동동 상인들이 피해를 많이 입었다. 피해를 입은 회원들에게는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노점상으로부터 발전기금을 비롯한 금품은 일절 받은 사실이 없다"며 "지난 3월 오동동 상인회가 과거를 청산하고 새출발하고자 했으나 회원과 재차 충돌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오동동에서 꼬치집을 운영 중인 ㄱ씨는 "거리축제가 무분별하게 진행되고 있다. 축제를 여는 데 있어 상가 상인들과 대척될 만한 음식을 파는 것도 문제지만 간판이 보이지 않을 만큼 가득 메워지다보니 세금 내면서 영업하는 상가 영업주들만 피해를 본다"며 "소방도로까지 점유하면 자칫 화재라도 발생했을 때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라며 불만을 토했다.

이홍열 노점상 대표는 "상인회와 계약이 마무리된 줄 알고 들어와 합법적으로 판매를 해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주최 측에 전달한 발전기금을 전액 돌려 받으며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한편 노점상들은 13일 문화의거리에서 자진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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