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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맛집]오리고기 본연을 즐기다…진주 호탄동 '색동가'

간장에 오래 절이지 않고
조리 직전 채소와 버무려
삼삼한 맛 그대로 느껴져

이미지 기자 image@idomin.com 2017년 06월 13일 화요일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진주로 들어설 때 첫 번째로 보이는 음식점이 '색동가'다. 너른 주차장에 세워진 직사각형 가게는 군더더기 없이 환해 보인다.

2015년 8월 문을 연 색동가는 오리불고기와 칼국수를 내세운다.

추창식(66) 주인장은 부산에서 10여 년간 칼국숫집을 했다. 칼국숫집 이름도 색동가다.

색동가는 한자로 색 색(色) 자와 그리워할 동(憧) 자를 의미한다. 색을 그리워한다는 뜻. 즉 향수다. 추 주인장은 고향 진주에서 직물공장을 했었다. 그 시절을 잊을 수 없다고.

그는 지지난해 고향을 찾아 음식점을 열었다. 색동가를 부산에서 진주로 옮겨왔다.

모든 요리는 정성한(42) 주방장이 도맡는다. 부산 색동가에서 15년간 일한 메인 요리사다. 그는 추 주인장의 새로운 출발에 동행했다. 새 터전을 진주로 삼았다.

절인 고기가 아니라 간이 삼삼하다. 취향에 따라 양파 절임과 쌈을 만들어 먹으면 된다. /이미지 기자

정 주방장의 요리 철학은 기본에 충실한 것. 복잡하지 않다.

오리불고기는 우리가 흔히 먹는 고추장 양념이 아니라 간장이 기본이다. 먼저 가공된 통오리를 육절기로 썬다. 대패 삼겹살처럼 얇다. 그다음 간장소스에 부추, 팽이버섯, 양파를 함께 넣고 버무린다. 마지막으로 잘 달궈진 불판에 올려 구워 먹는다.

철판에 올린 고기는 금세 익는다. 얇아서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맛은 깔끔하고 담백하다. 간도 삼삼하다. 간장소스에 절인 고기가 아니라서 구운 부추와 버섯 향이 고기에 잘 밴다. 그래서 채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당일 만든 간장소스는 간장과 설탕에 여러 채소를 넣고 끓여낸다. 특별한 비법이 없다. 간단해 가정에서도 만들어 먹으면 된단다.

오리불고기는 양념에 오랫동안 절인 게 아니라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럴 땐 반찬으로 딸려 나오는 양파절임과 먹으면 된다. 간장과 식초, 설탕을 적절히 배합해 만들어 오리불고기와 궁합이 잘 맞다. 그래도 아쉽다면 테이블마다 놓인 매운 소스에 찍어 먹으면 된다. 새콤하면서 톡 쏘는 양념은 오리불고기와 만나 또 다른 맛을 낸다. 평소 '단짠 맵단'처럼 먹는다면 추천한다.

색동가는 주문 즉시 만든다. '즉석 음식'에 가깝다. 미리 만들어 놓는 '숙성'이라는 게 없다. 복잡함을 싫어하고 간편함을 추구하는 주방장 신조답다.

얇게 썬 오리고기에 간장소스와 부추, 팽이버섯, 양파를 함께 넣고 버무려 구워 먹는다. /이미지 기자

칼국수 반죽도 그날 만들어 그날 소진하는 게 원칙이다. 밀가루에 부추를 갈아 넣어 하얀 면에 초록 무늬가 있다. 면발이 보통 칼국수 면보다 두툼하다. 쫄깃하지만 어떤 이는 두껍다고 느낄 수 있다. 장점은 식감이 좋고 덜 퍼지는 것.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아침마다 끓이는 칼국수 육수는 닭과 북어 대가리를 함께 넣는다. 해물칼국수처럼 깔끔하다. 여기에다 고기가 더해져 맛이 진하다.

만두도 색동가 대표 메뉴다. 가게에서 만두를 빚는 정 주방장을 자주 볼 수 있다. 직접 반죽한 피에 돼지고기와 양배추, 부추, 양파, 마늘을 넣는다. 하루 150개 정도 빚는다.

개업 당시 있었던 부대찌개 대신 내놓은 소고기전골도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만두와 접목해 생각해낸 메뉴. 모든 재료를 넣고 함께 끓여 먹는 게 아니라 만두와 채소가 들어간 육수에 고기를 익혀 하나씩 건져 먹는다. 샤부샤부다.

아삭아삭한 겉절이 김치는 모든 메뉴와 잘 어울린다. 특히 칼국수와 만두와 잘 맞다. 정 주방장은 김치도 손님이 오면 곧바로 버무린다. 아침마다 절인 배추에 마늘, 생강, 까나리액젓을 넣는다. 특이하게 말린 고추를 물에 불려 양파와 함께 간 양념과 고춧가루를 사용한다.

색동가를 처음 찾는 손님들은 종종 프랜차이즈냐고 묻는다. 그래서 가게 내부에 크게 적어놓았다. '색동가의 모든 음식은 현지에서 당일 직접 조리하므로 일반체인점과는 품격이 다릅니다'라고.

정 주방장은 최근 오리불고기집 유행이 고추장에서 간장 양념으로 바뀌고 있단다.

"색동가는 즉석 수제 요릿집이라고 할까요. 본사에서 납품받는 가맹점과 시스템이 아예 다르죠. 올해 들어 비슷한 집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어요. 우리만의 소신으로 색동가만의 스타일을 보여야죠."

<메뉴 및 위치> 

◇메뉴 △오리불고기(500g) 2만 5000원 △칼국수 6000원 △왕만두 6000원

◇위치: 진주시 동부로 117(호탄동 491-54)

◇전화: 055-754-7778(매주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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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7월부터 지역 문화 소식을 전합니다:) 전시와 문화재, 맛이 중심입니다 깊이와 재미 둘 다 놓치지 않겠습니다:D 소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