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장착 스마트 자동차 시대 도래
산업 분야별 협력으로 경쟁력 키워야

최근 영상사이트에 올라온 자동차 관련 영상 하나가 눈길을 끈다. 미국 테슬라 전기차의 자동주행 영상이다.

옆 차로를 앞서 달리던 대형트럭이 갑자기 이쪽 차로로 밀고 들어오자 곧바로 경고음이 울리면서 마치 베테랑 운전자가 운전을 하는 것처럼 능숙하게 피한다. 더 놀라운 것은 앞서 달리던 두 차량이 충돌하면서 한쪽 차량이 옆으로 몇 바퀴 구르는 전복사고가 일어나기 바로 직전에 경고음을 울리며 급속하게 속도를 줄이며 추돌사고를 피하는 장면도 있다. 앞서서 달리는 차량끼리의 사고 조짐까지 예측하는 것이다.

테슬라의 주식 시가총액이 지난 9일 장중 한때 BMW의 시가총액을 넘어서기도 했다. 주식 가격에는 여러가지가 반영되지만 현재의 실적과 함께 미래가치,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사실이다.

테슬라의 주식 시가총액은 올해 초만 하더라도 BMW에 한참 못 미쳤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기존 자동차 회사보다도 낮았다. 하지만 지난 4월 포드와 GM을 제쳤다. 이제 테슬라 시가총액이 BMW와 도요타, 벤츠(다임러), 폴크스바겐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테슬라를 홍보하자는 게 아니다.

우리는 어떤가 하고 짚어보자는 것이다.

이제 자동차는 더 이상 자동차가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자동차 하면 '엔진'을 떠올리지만 엔진자동차 시대는 얼마 남지 않았다. '알파고'가 자동차에 장착되고 카메라, 센서, 제어기술이 지금보다 조금만 더 발전하게 되면 도로 위를 달리는 수많은 차량이 '바퀴 달린 스마트폰' 혹은 '바퀴 달린 로봇'이 되는 것이다.

바로 코앞으로 다가온 이야기다. 퇴근할 때 자동차를 타고 집으로 가자고 말하면 자동차가 집까지 자율주행을 하고, 이동하는 동안에 말만 하면 자동차가 집 보일러 켜기, 치킨과 맥주 주문하기 등을 척척 수행하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가 쓰는 스마트폰을 차 크기로 만들어 그 속에 의자를 달고 배터리도 크게 만들고 바퀴를 달면 바로 지금 얘기하는 그런 차가 되는 것이다. 'LG 스마트폰'이 아니라 'LG스마트카'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고, 현대자동차가 LG전자에 '스마트카'를 납품하는 하청업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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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 우리의 자동차 산업은 '바퀴 달린 스마트폰' 혹은 '바퀴 달린 로봇'을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현대·기아차의 미래는 어떨까? 투자자들은 그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현대·기아차의 주가는 그때그때 재료에 따라 등락하고 있기는 하지만 근래 몇 년의 주가 흐름을 보면 내리막길이다.

지금이라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동차'는 현대차 혼자서 잘 만들어 왔을지 모르지만 '바퀴 달린 스마트폰'은 절대 현대차 혼자서 잘 만들 수 없다. 분야별 '선수'들과 협력하고 나눠서 해야 한다. 후려치기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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