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내 전통시장 지원 얼마나 됐나
정부·지자체, 편의시설 설치 등 현대화사업에 집중
전통시장 영업 환경 나아졌지만 이용자 증가는 '글쎄'

#창원시가 지난해 구도심 재생사업의 하나로 조성한 오동동 문화광장. 매주 공연 장소가 없는 이들이 나와 무대를 즐기고 있지만 정작 관객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다. 구도심에 문화바람을 불어넣는 한편 부림시장과 오동동 상권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재까지는 상인들에게 어떤 도움도 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에 익숙해지는 사이 전통시장은 점점 위축되어 왔다. 정부와 경남도, 기초지자체는 이런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고자 지난 2001년부터 작년까지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사업에만 3719억 원을 투입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이처럼 많은 예산이 투입됐지만 들인 예산에 비해 시장 활성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남도민일보>는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에서 도내 전통 시장에 어떤 지원을 했고, 무엇이 소비자들의 발길을 대형마트로 돌리게 하는지, 모범사례는 어떤 것이 있는지 3회에 걸쳐 짚어보기로 했다.

#어시장 공영주차장은 지난 2008년 사업비 131억 9000만 원을 들여 차량 222대를 주차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주차장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어시장 주변에 주차장이 많지 않아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 공영주차장이 어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요소로 자리를 잡으면서 제2주차장 건립 필요성도 언급되고 있다.

전통시장만큼 예산이 많이 투입되는 곳도 흔치 않다. 전통시장 살리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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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지자체가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사업으로 쓴 사업비만 3717억 원(국, 도, 시·군비 포함)에 달한다. 주로 시장 골목 지붕설치, 화장실 설치, 전기·소방시설 개선 등에 쓰였다.

이 외에도 2014년까지 현대화사업으로 진행되던 '전통시장 주차환경 개선사업'은 2015년부터 별개 사업으로 진행돼 241억 원이 투입됐다. 경남중기청의 지원을 받아 문화관광형 전통시장과 골목형 전통시장 육성사업도 각각 추진했다. 16년간 약 4000억 원의 세금이 전통시장 활성화에 쓰인 셈이다.

이 같은 지원은, 정부와 경남도 등 지자체가 최근 3년간 전통시장 현대화사업에 쓴 예산만 16개 시·군 181억 5800만 원에 이를 정도로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

이런 지원 덕분에 시장 골목에 지붕이 덮이고, 바닥도 매끈하게 포장되어 비가 와도 소비자들이 쾌적하게 쇼핑을 할 수 있게 됐다. 또 공중화장실 개선 공사와 LED조명 설치, 하수관·오폐수처리시설 설치 등 영업 환경이 크게 나아졌다. 상인들도 직·간접적으로 고객 유치에 도움을 받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도내에 시설이 낙후한 전통시장이 많았는데 오랫동안 예산을 투입하면서 편의시설이 많이 개선됐다. 여전히 시설이 낡은 전통시장도 있지만 편의시설 개·보수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 상남시장의 한 상인은 "행정적 지원 덕에 시장이 많이 현대화됐다.

인근에 롯데마트, 이마트 등이 있어도 경쟁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도 시장 활성화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다. 창원시가 지난해 구도심 재생사업의 하나로 총사업비 216억 원을 들여 조성한 오동동 문화광장 역시 상인들에겐 전통시장과 인근 상가 활성화를 위해 조성됐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오동동 문화광장 인근에서 영업 중인 조가섭 씨는 "문화광장이 상인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은 미미하다. 버스킹을 한다는데 문화광장에 관객들이 거의 오지 않으니 상권 활성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그것과 함께 소비자들이 시장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도록 하는 상인들의 자구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창원시민 조모(58) 씨는 "솔직히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전통시장에 대한 각종 지원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비해 시장 상인들이 그 지원에 부응할 만큼 스스로 노력하고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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