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가 경남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벌이는 '고장 사랑 청소년 역사문화탐방'으로 5월 27일 밀양을 다녀왔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밀양시립박물관이었다. 박물관에 관심이 많아 평소 자주 찾아가던 나에겐 좋은 답사지였다. 평소 같으면 눈으로 대충 읽고 지나쳤을 법한 상세하게 적힌 설명들도 미션으로 받은 퀴즈를 갖고 정답을 찾아내는 활동을 통해 꼼꼼하게 읽어볼 수 있었다. 문제집이나 인터넷으로 보았던 것들을 내 눈으로 실제로 보았다. 다른 유물을 봤을 때와 달리 더 비참하고 화가 났다. 가장 화나게 했던 것은 밀양 출신 독립운동가들이 잡혀간 죄명이 '치안유지법 위반'이라는 것이었다. 그분들은 치안 유지를 위반한 것이 아니다. 빼앗긴 조국을 되찾으려 정당하고 옳은 행위를 했을 뿐이다. 자유를 빼앗고 교육할 권리를 모두 앗아간 일제에 대해 울분도 충분히 생겨났다.

그곳에 있던 신문들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내가 그 시대에 태어났으면 그분들처럼 그렇게 독립이란 거대한 것에 뛰어들 수 있을까? 솔직하게 나는 할 수 있을 거라는 다짐은 못할 것 같다. 그만큼 무섭고 힘든 일을 그분들은 조국을 위해 하셨다. 다른 꿈을 펼칠 나이에 일제에 억눌리며 나라를 되찾고자 독립투쟁에 뛰어들어 청춘을 독립운동과 맞바꾼 그분들의 사진을 보고는 감사한 마음과 죄송한 마음이 느껴졌다.

밀양은 내가 사는 김해와 그리 멀지 않지만, 나는 사실 역사를 공부하면서도 우리 지역 역사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지 못했다. 답사를 하면서 그렇게 무지했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교과서에 나온 사진 또는 문제집에 나온 참고 자료에만 집중해서 공부할 뿐 직접 발로 밟아보고 눈으로 볼 기회는 흔치 않았고, 그럴 생각조차 못했는데 그런 나를 반성하고 생각을 고칠 수 있게 됐다. 답사 이후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교과서나 문제집의 참고 자료나 사진에만 집중하지 말고 직접 찾아가보자는 것이다. 내가 밟고 있는 그 자리가 선조가 밟았던 땅이고, 내가 보고 있는 것이 선조가 손을 댔던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나는 가족과 함께 다시 오고 싶어졌다. 그땐 밀양이 어떤 곳인지 설명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겨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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