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북댐 수위 낮아 농지 단수
"농업용수로 수력발전" 비난
공사 "하자보수로 물 뺀 것"

"바짝 마른 논바닥을 보면 피가 말라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게 다 한국농어촌공사 거창·함양지사에서 물관리를 잘못했기 때문 아닙니까."

농어촌공사 거창·함양지사에서 관리하는 가북댐에서 물 공급을 받는 농민들이 "농어촌공사가 대책도 없이 물을 빼는 바람에 물 부족으로 농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11일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가조면과 가북면 2000여 농가에서 1034ha 논에 대해 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하는 가북댐에서 물 공급을 받아 농사를 짓고 있다. 일부 주민은 "농어촌공사에서 지난 5일부터 댐 저수율이 23%에 그친다며 3일 공급하고 4일간 단수를 하는 바람에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농어촌공사의 물 부족 주장에도 불만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가북댐 저수량이 배로 증가했는데 물이 모자란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수력발전을 돌리려고 댐 물을 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농어촌공사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수력발전을 돌려 1억 3500만 원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주민들은 "수익사업에 눈이 멀어 농민들을 위한 농업용수를 발전기 돌리는 데 사용했다"며 "물빼기 전 저수량은 74.4%였던 것이 지난해 말 44.5%로 30%포인트나 줄어들었다"며 농어촌공사를 비난했다.

한 농민은 "올해 마른 장마가 예상된다는 기상예보에도 농어촌공사의 물관리 대책은 제로 점수"라며 지금이라도 양수기를 준비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물을 뺀 것은 하자보수공사를 위함이었다. 물을 빼면서 그냥 흘려보내는 것보다 수력 발전을 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하며 "현재 저수량을 잘 관리해 농민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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