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곳곳 조류경보, 환경단체 "수문 더 개방"

낙동강에 어김없이 올해도 녹조가 발생했다. 4대 강 사업 이후 6년 연속 남조류가 창궐한 것이다.

지난 5일 달성보와 합천창녕보 사이 도동나루터에서 올해 첫 녹조 띠가 발견됐다. 이후 녹조는 강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경북 고령군 우곡면 포2리 곽상수 이장은 현장상황에 대해 "녹조가 꽉 찼다"고 표현했다. 곽 이장은 지난 9일 우곡교를 지나다 녹조가 퍼진 것을 보고 달성보와 합천창녕보 구간을 둘러봤다며, "지난 5~6일에는 강 가장자리만 있었는데 오늘 보니 강 전역을 다 덮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앞서 지난 7일 강정고령 구간에 조류경보를 발령했다. 매주 채수해 검사를 하는데 2주 연속(5월 29일, 6월 5일) 유해남조류 세포수가 '관심' 단계 기준(1㎖당 1000개 이상)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1.jpg

정부는 2013년부터 낙동강 칠곡·강정·함안보에 조류경보를 도입했다.

강정고령 구간 남조류는 지난달 29일 3813개에 이어 지난 5일 1만 1844개나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조류경보 발령일(6월 8일)과 비슷한데 최근 수온이 상승하면서 하류까지 녹조가 더 번성할 것으로 보인다.

달성보에는 지난달 29일 380개에서 지난 5일 13만 1963개로 급증했다. 또 합천창녕보 구간도 254개에서 5만 515개, 창녕함안보 구간도 59개에서 2069개로 늘었다.

창녕함안 구간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녹조 발생이 늦은 것이지만 12일 검사에서도 1000개 이상 나오면 조류 경보가 발령된다.

함안보 과거 조류경보 일수와 기간은 △2013년 98일(7월 30일~11월 4일) △2014년 143일(6월 3일~11월 10일) △2015년 171일(6월 2일~12월 14일) △2016년 112일(5월 31일~12월 19일)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녹조는 지난 1일 4대 강 보 수문을 열어 양수제약수위까지 낮춘 후 수위저하가 끝나자마자 나타난 현상으로 낙동강 유속과 녹조의 상관관계를 그대로 증명해주는 것"이라며 수문을 더 열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녹조현상은 크게 수온과 인·질소 등 영양염류 그리고 강물의 정체 이 세 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졌을 때 창궐하게 돼 있다"며 "수온과 영양염류 두 조건은 4대 강 사업 전과 비슷하거나 완화(총인처리시설 확충)된 측면이 있고, 4대 강 사업 후 유일하게 달라진 것은 강물의 정체로 녹조가 창궐한다는 것이 많은 수질 전문가의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4대 강 16개 보 중 △낙동강 고령·달성·창녕·함안보 △금강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 등 6곳 수문을 지난 1일 0.2~1.25m 내렸으나 환경단체로부터 '찔끔개방은 녹조대책으로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올해 전국적으로 강수량이 적고 기온이 높아 녹조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상조건, 수문변화(유속·체류시간), 수질 등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다. 보 개방에 따른 효과는 분석이 완료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하는 자치단체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 9일 수질관리협의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경남도·부산시와 한국수자원공사, 부산지방국토관리청 등 14개 기관이 참석했다.

협의회는 수질오염원 유입 차단을 위해 보 상류지역 환경기초시설과 배출시설 특별점검, 취수구와 조류가 심한 지역에 조류 방지막을 설치하고, 정수 처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