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코드 막으려면 알아야 할것 많아
컴퓨터 발달로 정말 편리해지긴 할까

모든 것이 디지털로 바뀌는 시대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기계들은 거의 전부가 디지털 회로에 의해 작동하고, 전화·영화·쇼핑 등 생활의 많은 것들이 디지털로 통신하는 인터넷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지만 범죄도 점점 디지털화되어 사이버 공간으로 옮겨가고 있다.

요즘 성행하고 있는 사이버 범죄 중 하나는 컴퓨터에 있는 파일에 암호를 걸어 볼 수 없게 해 놓고 돈을 요구하는 '랜섬웨어'이다. '랜섬'이라는 말은 '인질에 대한 몸값'이란 뜻이다. 랜섬웨어 이외에도 많은 종류의 '악성코드'들이 있는데 바이러스·스파이웨어 등이 그것이다.

가장 먼저 나타난 악성 코드는 바이러스이다. 자신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사람들이 복제해서 사용하는 것에 화가 난 파키스탄의 프로그래머가 1985년에 만든 '(C)Brain' 바이러스가 PC 최초의 바이러스이다. 그 당시는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전이기 때문에 바이러스는 디스크로 파일을 복사할 때 파일과 같이 복사되는 방법으로 퍼져 나갔다.

이 바이러스는 우리나라에도 들어왔는데, 당시 서울대 의대 학생이던 안철수가 백신(퇴치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유명해졌다. 그 이후 컴퓨터 기술이 발전하면서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기술이 발전했지만, 바이러스 제작 기술 역시 발전해 백신 프로그램이 감지하지 못하게 숨기도 하고 복제될 때마다 변종이 되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진화됐다.

컴퓨터 바이러스는 사용자가 모르는 사이에 다른 파일이나 다른 컴퓨터에 자신의 복제품을 주입한다. 복제품은 또 다른 복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컴퓨터 바이러스는 진짜 바이러스가 번식하는 것처럼 퍼져 나간다. 어떤 바이러스는 별다른 해를 주지 않지만 어떤 바이러스는 치명적인 해를 주기도 한다.

피해를 주는 대표적인 예로 1999년 우리나라를 강타하고 몇 년간 속을 썩였던 CIH 바이러스를 들 수 있다. 이 바이러스는 대만의 대학생 Cheng Ing Hau가 만들었기 때문에 CIH라고 부르는데, 컴퓨터 속에 숨어 있다가 4월 26일이 되면 컴퓨터의 중요한 파일들을 손상한다. 4월 26일은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난 날이기 때문에 이 바이러스를 체르노빌 바이러스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의 30만 대 이상의 컴퓨터가 감염되어 2000억 원 이상의 피해가 있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컴퓨터 자체는 전혀 손상하지는 않고 컴퓨터 속에 꼭꼭 숨어 있다가 컴퓨터 정보 또는 개인정보를 빼돌리는 역할을 하는 것도 있다. 이런 것을 스파이웨어라고 부르는데, 컴퓨터의 속도가 느려질 수 있지만 컴퓨터를 손상하지는 않기 때문에 악성코드로 분류하지 않는다. 그래서 백신 프로그램의 퇴치 대상에 속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보고 싶지 않은 광고를 자꾸 보여주는 '애드웨어' 역시 컴퓨터 자체를 손상하지 않기 때문에 백신 프로그램으로 퇴치되지 않는다. 하지만 성가신 광고가 계속 뜨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컴퓨터는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는 도구라고 한다. 은행 업무를 볼 수도 있고 물건을 살 수도 있다. 음악이나 영화를 즐길 수도 있고 친구들과 소식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편리한 대신 복잡하고 성가신 것들이 생겼다. 악성코드의 예방과 대처법도 알아야 하지만, 사용하는 프로그램의 사용법도 다 알고 있어야 한다. 기억해야 할 회원번호와 비밀번호도 수십 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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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프로그램들이 자꾸 설치되고, 뭔가 자꾸 업데이트하라고 한다. 이상한 화면이 자꾸 뜨고 속도도 느려진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파일이 인질로 잡히기라도 하면 최악이다.

의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진짜 편리한 게 맞나?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더 편리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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