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청년몰 바람이 불면서 창원에서도 실험적인 사업이 시행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부정적인 결과가 나온 청년몰 사업의 이유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물론 이유를 알아야 다른 대안을 제시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청년세대에게 주어진 역할이 무엇인지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먼저 소규모 영세 자영업자의 성공가능성을 기준 잣대로 하면 창원의 청춘바보몰 사업이 과연 실패했다고 단언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개업 6개월 안에 점포가 정리되는 비율이 90%를 넘는다는 소규모 영세 자영업의 현실을 고려하면 청년몰 사업에 참여하는 업체들에도 현실은 각박할 수밖에 없다. 상권특성이나 유행 업종의 시의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하면 점포는 언제든지 폐업할 수밖에 없고, 점주의 개인적인 노력이나 의지와 달리 시장의 평가와 반응은 언제나 차갑고 즉각적이다. 그렇게 큰 실수를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시장의 반응은 냉정하기만 한 게 현실이다. 바로 이런 현실을 고려하면 지역사회나 지자체가 지금처럼 청년세대에게 무언가를 지원하고 후원하는 사업방식이 과연 얼마나 적합한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청춘바보몰 사업이 어려워진 이유로 위치적 결함이라는 구조가 많이 거론된다.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전통시장은 텅 비어 있다시피 한 게 현실이다. 오가는 사람들이 드문 현실에서 아무리 최신 유행의 업종을 선택해 본들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전통시장의 빈 점포만 채우는 게 일이 아니라 오히려 발길을 끊은 손님을 어떻게 유치할 것인가부터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이 일은 청년들만의 몫이 결코 아니고, 전체 상인회나 지자체의 몫이기도 하다. 그리고 청년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초기적인 지원과 후원을 넘어서서 청년들 스스로 사업을 기획하고 수행하면서 동년배 고객을 유치하는 역할일 것이다.

이미 고령화되어버린 전통시장에 새로운 젊은 세대를 유치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를 위해서 매우 정교하고 섬세한 기획이 필요하다. 바로 이 기획은 청년점주들을 후원하는 기존 상인들이나 관료들이 결코 해낼 수가 없고 오히려 청년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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