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물생명시민연대 현장점검
"상류 사방댐 재해 위험 키워, 등산로 정비 등 공사 최소화 해야"

"아, 이거는 정말 아니지 않습니까!"

7일 오후 창원 용추계곡 '산사태 복구공사' 현장을 둘러보는 중간중간 창원물생명시민연대 회원들의 탄식이 이어졌다. 이날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가 취재진과 시민연대 회원들에게 공사 현장 문제점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용추계곡은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로 말미암아 등산로 등이 심하게 파괴됐다.

이에 창원시는 지난 3월 말부터 8월까지 예산 4억 원을 투입해 복구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계곡 입구에서부터 1㎞ 상류 지점(용추 7교~8교 사이)에 높이 5m '사방댐'을 짓는 것을 비롯해 계곡 가장자리에 돌 등을 쌓을 예정이다.

시민연대는 용추계곡에는 1급수 지표종인 버들치, 가재, 옆새우, 플라나리아 등 수생생물과 보호종인 도롱뇽 등 양서파충류 등이 서식하는 등 생태적 보존 가치가 뛰어난 곳이라고 설명했다.

7일 창원시 의창구 용추계곡 산사태 복구공사 현장에 나무가 잘려 있고 계곡 안쪽까지 도로가 개설되어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박 교수는 "사방댐은 산사태를 막거나 산사태가 커지는 걸 막고, 하류 쪽 인명 피해를 줄이고자 대개 하류에 설치한다"며 "그런데 이미 용추계곡 하류 길상사 앞에는 저수지가 있어 그곳이 사방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굴착기 등 큰 장비를 들이고자 길을 내면서 파쇄된 큰 돌(기반암 등)을 보자, "이런 큰 돌들이 물 흐름을 줄여주는, 사실상 사방댐 10개에 맞먹는 역할을 하는데, 이걸 제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굳이 이처럼 자연적으로 예쁘게 잘 만들어져 있는 계곡을 두고 콘크리트로 사방댐을 쌓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등산로나 산책로를 보수하는 수준에서 공사를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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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창원시 의창구 용추계곡 산사태 복구공사 현장에 나무가 잘려 있고 계곡 안쪽까지 도로가 개설되어 있다. /김구연 기자

앞서 시민연대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창원시는 하루속히 공사장비 진입을 위해 개설한 진입로를 없애고, 사면을 메운 복토재와 외부반입 잡석들을 들어내어 원상복구하길 바란다"며 "다른 지역 사례에서 보듯이 상류 사방댐으로 말미암아 비가 오면 계류 유속의 급격한 증가와 직강화로 소류력(물의 흐름이 토사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증가돼 오히려 하류 시가지 재해 위험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민연대는 "환경수도를 자처하는 창원시에서 용추계곡의 생태적 특성에 대한 사전조사 없이 도심 공원 조성하듯 마구잡이식, 천편일률적인 식생을 조성한다는 것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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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창원물생명시민연대가 창원 용추계곡 공사현장에서 용추계곡 산사태복구공사 전면 백지화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김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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