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라 선수 무릎 부상에 왕웨이 출국 미루며 간호
친선 경기로 알게 된 사이 양국 사드 갈등도 '훌쩍'
사드 갈등으로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한·중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의 우정이 화제다.
주인공은 핸드볼 국가대표 골키퍼 오사라(26·컬러풀대구) 선수와 전 중국 핸드볼 국가대표 왕웨이(26) 씨.
오 선수는 지난 5월 2017 SK핸드볼코리아리그에서 연속골을 터트리며 '골 넣는 골키퍼'로 유명해졌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잘나가던 오 선수는 지난 29일 대구에서 훈련 도중 왼쪽 무릎을 심하게 다쳤다.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재활만 6개월이 걸릴 정도의 중상이다. 오 선수는 곧바로 고향인 진주 복음병원으로 옮겨졌다. 오 선수는 진주 출신으로 마산 양덕여중, 무학여고를 나왔다.
마침 휴가차 한국에 들른 왕 씨는 오 선수의 훈련을 지
오 선수는 부모님이 맞벌이라 병간호해줄 보호자가 없는 상황이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왕 씨가 결국 보호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왕 씨는 출국까지 늦췄다.
오 선수는 "무릎과 발목이 좋지 않아 화장실을 가거나 씻는 게 어려운데 친구가 도와줘서 매우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년 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친선 경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둘은 동갑내기인데 왕 씨의 한국어 실력이 수준급이고 한국 드라마에 관심이 많아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왕 씨는 "2년 동안 한국말 배우는 것도 도와주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 친구가 다쳤는데 돕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처럼 왕 씨가 귀국 비행기 표를 취소하면서까지 오 선수를 돌보는 것은 자신도 어깨 부상으로 올해 초 선수생활을 그만둔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오 선수를 진단한 안성환(진주복음병원) 센터장은 "다행히 십자인대는 완전 파열되지 않아 재활치료를 하고 평소 좋지 않은 오른쪽 발목을 수술했다. 경과가 좋은데 꾸준한 재활이 필요하다"며 "두 사람의 우정은 지켜보는 사람들까지 훈훈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