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는 발길 없어 빈 점포 상당, 활력 넘치는 타 지역과 '대조'
상인간 소통·볼거리 발굴 절실

침체한 시장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전통시장 상인회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외치는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 나온 해법 가운데 하나가 청년을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일자리가 없는 청년이 창업할 수 있도록 경제·행정적인 지원을 함으로써 상생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청년 상인을 빈 점포에 모아서 쇼핑과 지역 문화 등을 융합하려 한 '청년몰'은 그렇게 탄생했다.

전국에 청년몰 바람이 불면서 경남에서는 창원 부림시장 청춘바보몰이 첫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러나 청춘바보몰은 기대와 달리 초반의 선전을 이어가지 못하며 위기에 직면했다. 12개 점포 중 현재 영업 중인 점포는 3곳뿐이다. 남은 3곳마저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에 영업을 이어갈지 고민 중이다.

◇'대박' 청년몰은 어떤 구조로 성공 이뤘나 =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전주 남부시장, 서울 뚝도시장, 강원 원주시장, 부산 국제시장 등이다.

전주 남부시장은 주말이면 하루 1만 명 이상이 찾을 정도로 관광객에게 메카가 됐다. 남부시장은 상인이 떠나면서 버려진 시장 상가 2층을 고쳐 젊음을 불어넣었다. 창원 부림시장 청춘바보몰과 흡사한 형태다.

'순자씨 밥줘', '범이네 식충이', '만지면 사야 합니다', '우주 계란' 등 이색 가게를 톡톡 튀는 감각으로 꾸며 '늙은 전통시장'의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다만 남부시장은 인근 한옥마을에 유입되는 관광객이 자연스레 야시장과 청년몰로 유입된다는 점에서 상권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강원 원주시장은 2015년 문화관광형 시장에 선정된 데 이어 2016년에는 청년몰 조성사업에 선정되면서 새로운 도약기를 맞은 전통시장이다. 지난해 9월 시작된 청년몰 조성사업으로 변화에 가속이 붙었다.

15억 원을 들여 청년 상인 16명을 선발해 입점한 데 이어 미로예술시장에는 53곳 영업장 중 40곳이 청년 사장으로 갖춰질 만큼 청년몰이 활성화 된 곳으로 2016년 전국우수시장으로 선정된 바 있다.

원주시장은 2014년 크리스마스 시즌부터 진행한 플리마켓이 안정적인 상권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왔다. 주말이면 원주시장에 팔 물건, 살 물건을 찾아온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루며 고객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또 매달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단순한 시장이 아닌 문화의 중심지 역할까지 겸하고 있다.

◇청춘바보몰에도 특화된 아이템 발굴 필요 = 전통시장 청년 상인은 예산 지원을 받는 대신 성공적인 창업과 신규 소비층 유입을 통한 상권 재건이라는 숙제를 떠안고 있다.

부림시장 내 청춘바보몰 생존율이 저조한 것도 상권 재건에 실패한 결과물이다. 하지만 상권 재건은 청년 창업자뿐 아니라 상인회, 지자체 등의 도움이 절실하다.

원주 중앙시장 곽태길 번영회장은 <경남도민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청년몰의 성장에는 기존 시장 상인의 도움이 절실하다. 원주시장은 기존 상인과 청년 상인 간 소통이 활발하다. 소통과 배려 속에 도태됐던 중앙시장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며 "청년몰, 나아가 전통시장이 활성화되려면 늘 해오던 것은 버리고 새로운 즐길거리와 볼거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것에 대한 갈구와 함께 청년몰이 연습용으로 전락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대부분 비용을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지원받는 청년 상인이 쉽게 영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경계해야 한다.

윤동주 창원시상권활성화재단 본부장은 "청년몰은 청년이 중심을 잡고 꾸려나가야 하는 곳이다. 스펙쌓기용으로 생각하거나 규칙을 지키지 않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기업가 정신을 새겨 영업한다면 어려움을 딛고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춘바보몰의 취약점 중 하나인 위치적 결함도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한다. 단순히 부림광장과 주차장만 입구를 청춘바보몰로 하는 것을 넘어 쉽게 찾을 수 있는 청년몰이 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청춘바보몰에서 영업을 했던 한 청년은 “위치적 결함이 청년몰이 쇠퇴한 이유 중 하나라 생각한다. 업종 적합성 등을 분석하지 않고 ‘취지’만 앞세워 사업을 추진한 결과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