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창동 ㎡당 1600만 원 정점 20년 뒤 3분의 1로 하락
진주 대안동도 명성 퇴색…정우상가 '현재 가장 비싼 땅'

정부는 매해 '개별공시지가'를 발표한다. 개별 토지 단위면적당 가격으로, 토지 관련 국세·지방세 부과기준 등에 활용된다. 이러한 '개별공시지가'는 경남지역 대표 상권 변화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개별공시지가가 1990년 발표된 이후 지금까지 도내 최고가 지역은 딱 세 곳이었다. '마산 창동' '진주 대안동' '창원 정우상가'이다.

올해(2017년 1월 1일 기준) 경남에서 가장 비싼 땅은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73-62번지 '정우상가 터'로 ㎡당 610만 2000원이다. 이곳은 2년 연속 '경남 최고 노른자위 땅'에 이름 올렸다.

'정우상가 터'는 2000년대 초·중반 급격한 가격 상승을 보였다. 지난 1990년에는 ㎡당 150만 원에 머물렀다. 그러다 2000년 200만 원으로 올라섰다가, 2003년 303만 원, 2006년 420만 원으로 급등했다. 이후 2010년까지 같은 가격에 정체해 있다, 또 2011년 상승세를 보였다. 2016년 604만 8000원, 올해 610만 2000원으로 2년 연속 최고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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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경남 최고가 땅'으로 많은 이 머리에 자리하고 있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133-1번지 '더페이스샵(옛 고려당약국·창동화장품)'은 올해 ㎡당 500만 원에 머물렀다. 20여 년 전 최고가 때를 기준으로 하면 3분1 선으로 떨어졌다.

과거 창동 '시민극장 폐관'은 곧 이 지역 '상권 하락' 상징으로 대변됐는데, <브레이브 하트>를 끝으로 폐관한 시점이 1995년 여름이다. '개별공시지가'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현재 '더페이스샵' 터는 1990년 이미 1250만 원을 기록했고, 1992·1993년 1600만 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다 1994년부터 떨어지기 시작했고, 2002년 980만 원으로 1000만 원대도 무너졌다.

가격이 급락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더페이스샵' 터는 지난 2015년 도내 최고가 타이틀을 다시 찾기도 했다. 이미 2000년대부터 창동-정우상가 간 땅값 역전 현상은 예견됐다는 점에서 의외다.

이에 대해 김종섭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도지부장은 "공시지가는 세금·재산권과 관련돼 있어 실거래 현실을 반영하는 데 어느 정도 시차가 있다. 마산 창동 같은 경우 실거래가는 이미 오래전 크게 떨어졌지만 공시지가 반영에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진주시 대안동도 '마산 창동'과 비슷하다. 도내 대표적 상권을 형성하며 1990년대 후반 ㎡당 1000만 원에 육박하기도 했지만, 현재 옛 명성은 많이 퇴색했다. 하지만 '개별공시지가'에서는 2014년 진주 대안동 14-6번지 '스킨푸드 화장품 판매점'이 ㎡당 617만 7000원, 2015년 진주시 대안동 13-10번지 '금옥당' 터가 ㎡당 595만 8000원으로 도내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두 곳은 올해 각각 567만 원, 566만 5000원으로 창원 정우상가보다 40만 원 이상 낮았다. 앞으로 시세가 좀 더 반영되면 그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지부장은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은 도내 대표적인 상업지역이지만 개별공시지가는 크게 높지 않다. 이러한 상업지는 부침이 많기 때문"이라며 "도내에서 당분간은 정우상가가 최고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긴 시간을 두고 봤을 때는 창원시 의창구 옛 39사단 터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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