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신문 필통]체육수업 일주일 한두 시간뿐, 입시준비 치중된 현실 안타까워

공부에 지치고 학업 스트레스 충만한 학생들에게 가끔 찾아오는 체육 시간. 어쩌면 학생들에겐 잠깐 마음 놓고 편히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수업시간이다. 친구와 함께하는 운동에 빠지면 학업과 입시에 대한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머릿속에서 지울 수 있다. 또한, 오히려 정기적인 운동이 학업 성취도를 올린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할 뿐 아니라 입시공부라는 긴 마라톤에서 지치지 않을 체력은 공부하는 학생에게도 꼭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 학생들은 학교에서 충분한 체육활동을 보장받고 있을까?

진주의 모 고등학교에서 체육 시간은 학생에겐 더위 속 오아시스 같은 꿀맛 수업이다. 하지만, 이 학교의 체육 수업은 일주일에 단 두 시간. 학생의 체육 수업을 총괄하시는 체육선생님께 체육 시간에 대해 여쭈어보았다.

"솔직히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학생들이 운동할 시간이 없잖아요. 특히 체육이 일주일에 한 시간밖에 없는 3학년을 보면 안타깝죠. 최소한 학급당 일주일에 세 시간 정도는 체육수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가능하다면 매일 한 시간쯤은 체육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고등학생 시기엔 성적만큼이나 운동도 참 중요한데 말이죠. 일단 학생들이 행복해 하잖아요. 그나마 체육활동 동아리가 있는 우리 학교는 사정이 좀 낫다고 생각해요."

학교 체육이 활성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도 여쭈었다.

"사실 꼭 체육선생님이 아니더라도 운동에 흥미가 있는 다른 선생님께서 자원을 하시고 함께할 학생이 있다면 학교체육이 얼마든지 활성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봐요. 선생님이든 학생이든 어느 한쪽에게 열기가 생긴다면 다른 한쪽에서 자연스럽게 협조가 될 거예요. 선생님이 먼저 열의를 가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죠."

입시라는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체육활동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학생들.

그러면 학생은 어떨까. 기자가 속한 학급 학생 31명에게 간단한 설문조사를 했다. 체육 시간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31명 중 24명이 '예'라고 답했다. 체육 시간이 부족하냐는 질문은 대부분 그렇다고 말할 줄 알았는데, 16명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대학입시라는 현실을 고려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체육활동이 늘어나길 바라지만 우리나라 현실에서 가능할지 물었다. 17명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10명 정도가 긍정적이었다.

우리 사회는 학생에게 운동보다는 공부에 집중하기를 바란다. 좋은 대학을 졸업해도 먹고살기 어려운 현실 속에 입시 준비 중인 학생에게 운동의 즐거움은 사치와도 같다는 것이 어른뿐 아니라 학생도 인정하고 공감하는 사실이 돼 버렸다.

오늘도 우리 청소년은 교실에 앉아 펜을 놓지 않는다. 종종 학생들은 신발 앞에 책상다리를 두기보다 축구공을 두고 싶어 하고, 손아귀에 볼펜 한 자루를 쥐기보다 라켓을 더 쥐고 싶어 한다. 지금이 아니라면 언제 뛰고 날 수 있을까. 지금이야말로 뛰어놀기 너무나 자연스러운 나이다. 이팔청춘. 인생에서 가장 활발하고 왕성한 활동기자 성장기인 십대 전후. 학교에서, 우리 교육현장에서 체육활동은 학생의 기본적이고 당연한 권리인지도 모른다. 일주일에 단 두 시간, 단 한 시간의 체육수업이 정상이 되어 버린 우리 학교. 그것에 익숙해져 버린 학생은 먼 훗날 우리 역사가 되돌아볼 안타까운 장면이 아닐까?

/박승민(진주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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