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일·김민경 코치 각각 출전
경기 패배하자 서로 위로·격려

지난 28일 충남 홍성군 광천생활체육공원 정구장에서 열린 소년체전 여자초등부 준준결승이 끝나자 창원 사파중 이정일(44) 코치가 창원 봉덕초 김민경(30) 코치에게 다가가 격려했다. 다름 아니라 이들은 부부 지도자로 각각 팀을 이끌고 대회에 출전하면서 시선을 끌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사파중은 27일 1회전에서 경기선발을 만나 의외의 패배를 맛봐야 했다. 여자초등부 경남선발도 8강을 목표로 출전했지만 2회전에서 아쉽게 대전선발에 패하면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선수들이 너무 긴장한 탓에 평소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이들은 지난 2월 19일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다. 김 코치는 선수생활을 마치고 4년 전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이 코치 역시 현역 은퇴 후 10년 전부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정일(왼쪽)·김민경 코치. /유은상 기자

같은 종목에서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교류가 잦았고 호감이 사랑으로 자랐다. 이들은 10개월가량 연애 끝에 부부의 연을 맺었다. 14살 차이도 이들의 애틋함을 막지 못했다.

부부는 대회를 앞두고 서로 격려했지만 이제는 동병상련 서로 위로하며 다음을 기약하고 있다.

이 코치는 "경기에 지고 나니까 괜찮다. 고생 많았다. 한번 실패했다고 그 실력이 어디 가느냐. 다음에 더 잘하면 된다고 위로했다"며 "저는 부담 가지지 말고 열심히 하면 좋은 성적을 거둘 거라고 격려했는데 안타깝다. 그래도 항상 열심히 하는 아내가 자랑스럽다. 앞으로 꼭 좋은 성적 낼 거라고 위로했다"고 말했다.

김 코치 역시 남편이 자랑스럽고 학생들 지도부터 일상생활까지 큰 힘이 되는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김 코치는 "서로 대회가 많아 자주 떨어져 있어야 하는 상황은 안 좋지만 같은 일을 하기 때문에 대화가 잘 통한다"며 "남편이 선수 지도와 노하우 등에서도 많은 도움을 준다. 사파중 선수들 실력이 좋으니까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다음에는 부부 코치로서가 아니라 좋은 지도자로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함께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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