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지지'홍준표, '옅은 계파색'이주영·김태호 거론
친박 반대·대중성·원외 한계 등 관건…오는 7월 선출

갈수록 치열해지는 자유한국당 차기 당대표 경쟁에 '경남 인사'가 대거 거론돼 관심을 끌고 있다.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한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만이 아니다. 5선의 이주영(창원 마산합포) 의원과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도 자천타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대통령선거 패배 후 미국으로 떠난 홍 전 지사는 6월 4일 귀국과 동시에 최종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애리조나의 끝없이 펼쳐진 황무지를 바라보면서 다시 광야에 서야 하는 내 입장을 정리하는 기회를 가졌다"며 "자유대한민국의 가치를 다시 세운다는 일념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당내 최대세력인 친박계의 반대 기류에도 불구,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대표 후보임이 분명한 홍 전 지사다. 홍 전 지사에 맞설 뚜렷한 친박 주자가 없는 데다, 지난 대선에서 선전으로 초·재선 의원 다수의 지지를 얻고 있는 까닭이다. 홍 전 지사가 만일 대표로 선출되면 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새누리당 통틀어 6년 만에 경남 출신이 당권을 쥐는 게 된다. 공교롭게도 6년 전 당시 한나라당 대표 역시 홍 전 지사였다.

이주영 의원과 김태호 전 지사가 주목받는 건, 국정농단 사태 원인 제공자로서 친박이 놓인 '옹색한 처지'와 온 국민이 다 아는 홍 전 지사의 '근본적 한계'와 관련이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친박 쪽 대안이라고는 홍문종·원유철·유기준 의원 정도인데 모두 계파색이 강할 뿐만 아니라 대중성도 약하다. 홍준표 전 지사의 상대가 되기 어렵다"며 "문제는 홍 전 지사 또한 '막말' '뇌물수수' '강간 공모' 등 자질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는 거다. 강성 친박도, 홍준표도 아닌 '제3의 대안'을 찾는 흐름이 당 안팎에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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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과 김 전 지사는 모두 친박과 가깝지만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이 의원은 지난해 말~올해 초 한국당-바른정당 분당 과정에서 당내 '중도 그룹'으로 확실히 자기 위치를 옮긴 모양새다.

이 의원은 당시 30여 명에 이르는 중도의원 모임을 이끌면서 친박·비박 모임 동시 해산, 원내대표 합의 추대, 유승민 비상대책위원장 선임 등을 당 통합 해법으로 제시한 바 있다.

친박계로서는 비록 자기 계파는 아니지만 홍 전 지사보다 훨씬 부담이 적을 뿐만 아니라 '중립 인사를 세운다'는 명분도 살릴 수 있는 만큼 나름 매력적인 카드인 셈이다.

이 의원 측은 "당내에는 야당으로서 존재감 못지않게 당 화합과 당 이미지도 중요하다는 사람이 많다"며 "하지만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전했다.

김태호 전 지사는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원외라는 한계 등이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한 측근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 같은 합리적 보수, 새로운 리더십, 외연 확대 카드로 당대표 출마를 권유하는 분들이 있지만 걸리는 게 많다"며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 모든 걸 던져야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원내 진입 등을 먼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정치인으로서 대중에 잊혀 가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조급하게 나섰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외 당권 도전설이 흘러나오는 주자는 정진석 전 원내대표와 나경원 의원,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이다.

한국당은 오는 7월 3일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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