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곳곳 소공연장 들어서…누구나 쉽고 편하게 이용

경남에 소규모 클래식 음악 공연장이 하나둘 둥지를 틀고 있다. 높은 클래식 음악 진입 장벽을 허물고, 저변 확대에 한몫하고 있다.

◇복합문화공간 역할 = 지난달 7일 오후 7시 30분 창원 시티세븐 43층 시민복합문화공간 '파랑새'에서 클래식 공연이 열렸다. 피아니스트 윤지선, 바이올리니스트 정가숙, 첼리스트 최정윤이 꾸민 이날 공연에 시민 50여 명이 함께했다.

파랑새는 소규모 클래식 공연장 역할과 더불어 평소 무료 음악 감상실로 쓰인다. 시민 누구나 파랑새에 마련된 LP 판을 들을 수도 있고, 직접 들고 온 LP 판을 자유롭게 감상할 수도 있다. 여기에 청소년 대상 클래식 음악 체험 교육 공간 역할도 한다.

지난해 5월에는 김해 동상동에 클래식 음악 공연 전용관 '마르떼 더 홀'이 자리를 잡았다. 김해 중앙여중 음악교사 김세훈(35) 씨가 대표로 있는 마르떼 더 홀은 여러 앙상블을 운영한다. 앙상블에는 중·고교생을 포함해 대학생, 음악 전공자, 일반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마르떼 공간을 중심으로 교류하며 자유롭게 연주한다. 관객을 맞아 기량을 뽐내기도 한다. 이 밖에 진주에는 (사)경남오페라단이 꾸린 소규모 공연장 VK아트홀이 관객을 맞고 있다.

◇'수익' 목적 아냐 = 소규모 클래식 공연장이 생겨나자 자연스레 시민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폭발적인 수요는 아니지만, 다양한 문화 향유에 목마른 시민 갈증을 없애는 데 이들 공간이 앞장서고 있다는 점이 특색이다. 이들 공간이 '수익' 창출에 목적을 두지 않는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파랑새는 아날로그 음향기기 동호회에서 출발했다. 지역에 문화 나눔을 실천하고자 공간 '파랑새'를 마련했다. 학생 교육 문제에 관심을 두면서 시작됐다.

최근 청소년의 음악 향유 형태가 케이팝 일색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 원인으로 청소년이 고전 명곡을 접할 기회가 부족한 현실을 꼽았다.

공간 절반은 무료 전시공간으로 두고, 전시 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운 지역작가를 우선으로 내어주고 있다.

마르떼도 출발은 ‘교육’이었다. 청소년이나 음악 전공자는 기존 시설 대관이 어렵다는 점에 주목, 공간을 마련하게 됐다.

김 대표가 월급 상당 부분을 마르떼 공간에 할애하는 까닭도 교육을 향한 열정에 있다.

초등 교원·전문 음악인이 중심인 소모임 ‘마르떼 더 랩스(Marte the LABS)’를 운영하면서, 예술문화 교육과 관련한 연구에도 집중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욕심은 있지만 비싼 대관료 때문에 고민하는 청소년이나 기성 음악인에게 공간을 내어줌으로써 어울림 공간 역할을 하고 싶다”며 “매일 연주와 공연이 이어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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