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단 '거창한거창국제연극제' 이름으로 따로 진행
진흥회 '거창국제연극제'공동 주관 제안…수용 안 해

거창문화재단(이하 재단)이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오는 7월 28일 '2017 거창韓거창국제연극제' 단독 개최를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사)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이하 진흥회)가 주최하는 '제29회 거창국제연극제'와 이중으로 개최되리라는 우려가 현실화했다.

◇재단 이사회, 단독 개최 결정 = 재단은 지난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18일 군청 상황실에서 이·감사 15명이 참석해 제3차 문화재단 이사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 상정된 안건은 진흥회 측에서 제안한 '2017 거창국제연극제 공동 개최 건'이었다.

보도자료를 보면, 안건은 올해 연극제를 재단이 수승대와 거창읍 일원에서 7월 28일부터 8월 13일까지 개최하는 내용이다. 진흥회 측은 공동 주관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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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거창국제연극제 개막식 모습./경남도민일보DB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는 전원 일치로 단독 개최를 최종 의결했다. 거창군이 주최하고 재단이 주관한다는 내용이다.

재단 관계자는 "위기는 기회"라며 "단합과 새로운 변신, 독창성 있는 프로그램 운영 등 여러 각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갈등 고리를 끊겠다는 설명.

우선 이달 말까지 러시아, 대만, 독일, 일본, 폴란드, 스페인, 미국 등 총 7개국 10개 단체 참가를 확정하고, 국내 참가단체 등 70여 개 작품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이어 박정자, 손숙, 윤석화 등 화려한 출연진을 바탕으로 첫 단추를 확실하게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또 6월부터는 단기 인력을 채용, 수승대에서 현장 근무를 진행하도록 한다.

수승대와 거창읍 일대 공연장 정비와 더불어 홍보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복안이라고 재단은 설명했다.

◇우려 현실화 = 이날 결정으로 올해 거창에서는 두 개의 국제연극제가 열릴 전망이다.

진흥회 측은 지난 4월 수차례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연극제를 강탈당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군이 예산을 지원한다는 명목 아래 재단을 출범시키면서 연극제를 강탈, 탈취하려는 위기에 직면했다"는 입장.

거창국제연극제는 지난 1989년 지역 교사들이 구성한 극단 '입체'가 '시월연극제'를 개최한 데서 출발했다. 하지만 지난해 군이 확보한 연극제 예산(8억 2000만 원)을 받지 못하고 협찬금으로 연극제를 치렀다.

당시 내부 비리와 주최 측 내분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군의회는 지난해 연극제를 군에서 직접 개최하는 조건으로 예산을 편성했지만 진흥회 반발로 예산 지원이 중단됐다.

군과 재단은 거창국제연극제 '파행'을 이유로 스스로 나서 지역 문화예술 행사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태도다.

재단 단독 개최 결정에 진흥회 측은 계획대로 '제29회 거창국제연극제'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진흥회 관계자는 "이중 개최에 따른 우려 섞인 시선을 고려해 공동 개최를 제안했음에도 단독 개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오는 30일 거창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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